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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BBK 수사'가 남긴 '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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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BBK 수사'가 남긴 '뒤끝'

'이명박 손들어주기' 논란 불가피

'BBK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이명박 후보는 BBK 실소유주 의혹,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핵심의혹에 대한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그러나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선 도곡동 땅 판매대금의 일부가 다스에 흘러 간 사실은 적시하면서도 핵심 당사자인 이상은(이명박 후보의 친 형) 씨에 대한 조사도 하지 못했다. 또 최근 논란이 격화됐던 이명박 후보의 'BBK 명함사용 의혹'을 비롯해 이 후보의 당시 언론인터뷰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지 않아 적지 않은 뒤끝을 남겼다.

만에 하나 검찰 발표의 신뢰도에 흠결을 낼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다면 검찰로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도곡동 땅 매각자금 일부, 다스로 흘러가"
▲ 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이 BBK 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회원들이 검찰이 이명박 후보 BBK 사건 무혐의를 발표하자 수사결과에 반발하며 공정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다스 설립과 증자 과정에 이명박 후보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밝혀지지 않아 무혐의 처리했다"면서 이 후보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다만 도곡동 토지매각 대금의 사용처를 추적한 결과 1995년 8월 유상증자 시 7억9200만 원이 (이 후보의 친 형인) 이상은 씨 명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다스에 들어갔다"면서 "2000년 12월에도 10억여 원이 다스 대표이사 가지급금 명목으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곡동 땅 매각자금 중 약 18억 원이 '다스'로 흘러갔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선 김홍일 차장검사도 "오늘 말씀 드린 것은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가 아닌 것 같다'가 아니라 '이 후보의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이다"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자금의 흐름 뿐"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 후보의 것이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혐의없음 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도곡동 땅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상은 씨의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했던 검찰발표와도 충돌할 여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종합하면 이상은 씨는 자신의 것도 아닌 도곡동 땅 판매대금을 갖고 '다스' 유상증자에 참여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상은 씨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지 못했다. 김 차장검사는 "조사를 하려니 (이상은 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 이번에는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BBK 명함·이명박 인터뷰는 수사 할 필요가 없어"

"이 후보가 BBK 명함을 사용했다"는 주장과, 이 후보 본인의 발언에 대한 검찰의 조사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 후보는 2000년 말부터 2001년 초 사이 상당 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해 벌써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해 펀드를 묻고 있는 상태", "1년 전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세웠다", "올 초 LKe뱅크와 BBK를 창업한 바 있다"고 여러차례 말했었다. BBK와 이명박 후보가 아무련 관련이 없다면 당시 이 후보는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그러나 김홍일 3차장검사는 "인터뷰나 명함 등은 결국 BBK 소유자가 누구냐의 문제인데 여러가지 증거로 객관적으로 BBK가 김경준 소유이고 이 후보가 무관하다는 것이 확인이 됐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할 필요가 없어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죽도록 싸우겠다"던 김경준, 돌연 진술번복…왜?

"귀국하면 이명박 후보와 죽도록 싸우겠다"던 김경준 씨가 돌연 진술을 번복한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경준 씨는 "이 후보와 주가조작을 공모한 바 없고, 언론에 그렇게 이야기한 바도 없다", "BBK는 본인(김경준)이 100% 지분을 가진 회사고 이 후보는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

이는 "BBK는 100% 이명박 후보의 회사고, 주가조작도 이 후보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김경준 씨와 그 가족들의 그동안 주장을 정면에서 뒤엎는 것.

이는 전날 보도된 '김경준 자필메모'와 함께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김경준 씨는 자신의 장모와 나눈 필담에서 "지금 한국 검찰청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준대. 다스와는 무혐의로 처리해 준다"고 했었다.

실제 검찰은 김경준 씨에게 제기됐던 '다스 투자금 190억 원의 편취의혹'에 대해 "김경준이 다스에 140억 원을 돌려주지 못했다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처음부터 편취의 범위로 다스를 속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처분한다"고 밝혔다.

이 '김경준 메모'는 대통합민주신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그리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이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주요한 근거 중 하나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당들은 "검찰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면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거래 제안은 김경준이" vs "이명박의 검찰압박 증거 내놓겠다"

그러나 검찰은 "거래를 제안한 것은 김경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기동 부부장검사는 "김경준이 면담을 요청해서 느닷없이 '저는 장사꾼이다'라고 했다"면서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장사꾼은 계산이 맞아야 한다. 사문서 위조 인정할 테니 불구속으로 해 달라'고 해서 어이가 없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은 변호인이 다 알고 있다"고도 했다.

반면 이에 대해 김경준 씨의 친 누나인 에리카 김은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후보 측이 검찰을 압박할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놓은 상태다.

에리카 김은 이날 검찰의 수사발표 직후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상했던 결과"라면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또다시 보여줬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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