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나는 대선만 보고 나온 것 아니다"

대선 이후 총선까지 세력화 의사 밝혀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 저는 지금 단순히 무슨 대선에 한번 반짝 빛을 보자, 이런 것이 아니라 길게 이 나라의 운명과 미래를 항상 본다"며 자신의 정치 재개가 '대선용'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그 긴 과정이 총선도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우리가 새 시대를 연다는 것은 청와대에 들어가는 주인공을 차지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넓게 서로 연합하고 연대해서 앞으로 새 정권의 기반이 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선 이후에도 보수연합의 한 축이 될 뜻을 분명히 했다.

BBK 문제에 대해선 역할 분담

이 후보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BBK 문제와 관련해서는 짐짓 무심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BBK의혹에 대한 판단이 출마 근거로 작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제가 무슨 BBK에 무슨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모른다"면서 "그런 걸 가지고 출마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 선거가 마치 BBK에서 좌우되는 것처럼 됐는데 아주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을 비롯해 이 후보 캠프는 연일 이명박 후보의 BBK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며 후보직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역할분담인 셈이다.

다만 이 후보는 "지금 나와 있는 그런 것으로 보면 '매우 아주 가능성이 높은 그런 의혹 사건'으로 돼 있으니 그걸 확실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어떠한 의혹이 진실로 밝혀진다 하면 그것은 참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해 검찰수사 발표 이후 대대적 공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김병호, 곽성문 하자? 선거법 유죄판결 받은 이명박이 돌 던질 자격 있나"

TV 프로그램의 일대일 대담이나 관훈 토론회 등을 제외하고 단독 인터뷰엔 사실상 처음 나선 이 후보는 자신의 아킬레스 건에 대해서는 나름의 방어논리를 마련한 모습을 보였다.

대선잔금 의혹에 대해 그는 "허무맹랑한 소리"라면서 "우리나라 정당에서 과거에 대선자금, 정치자금에 대해서 정당의 후보나 총재되는 사람이 검찰에 직접 가서 조사를 받으면서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고 말한 그런 후보나 총재가 있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긴 곽성문 의원, 김병호 의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어차피 당내에서 입지가 어려운 사람들이 아니었냐'는 지적에 대해 이 후보는 "누가 돌을 던질 자격이 있냐"면서 "거기 (이명박) 후보 자신이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 받은 일이 있는데 그걸 선거법 위반을 가지고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라고 역공을 펼쳤다.

그는 "이 분들은 지금 자신들이 판단해서 이것이 우리나라의 정치, 앞으로 상황이나 나라를 위해서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서 결단을 하신 것"이라고 두 사람을 치켜세웠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계보원인 두 사람의 이동을 만류했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이 후보는 "나는 그런 내막은 잘 모른다"면서 "정말 '이 길이 옳은 길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또 많은 분들의 동조가 있길, 바라고 있다"고 오히려 한나라당을 흔들었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라는 것은 지금 정당의 얼굴이 바뀌고 청와대에 들어갈 주인공의 얼굴이 갑에서 을로 바뀌고 이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나라당을 공격하면서도 박 전 대표를 향해선 "여러 강물이 뭐 산골짜기든 들판이든 다른 길목을 가다가 결국 모두 바다에서 만난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또한 그는 이명박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선 "저는 현재의 상황이나 지지율 변화 같은 것에 개의치 않고 국민들께서 정말 올바른 쪽으로 동의하시도록 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선 이후'의 정치활동을 시사한 그는 구체적 전략에 대해선 "지금은 뭐라고 예단해서 말씀드릴만한 것이 아니다"고만 언급했다.

"대통령 되면 세금 10조 깎아준다"

이날 이 후보는 경제정책의 일단도 설명했다. 그는 '10조 원 감세', '예산 10% 감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이 후보는 "전국을 5개 내지 6개 권역으로 나누어서 각 권역 하나하나를 분권화해서 소위 강소국으로 만든다"면서 "우리 경우에 지금 5, 6개 권역으로 나눠 각자가 싱가포르가 되고 핀란드가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