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쓰는 세제가 이렇게나 많다고?
외출 후 돌아와 씻을 준비를 하는 30대 여성. 짙은 눈 화장은 립앤아이리무버로, 피부 화장은 클렌징오일로 지운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하니까 폼클렌저로 거품을 듬뿍 내어 이중세안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샴푸로 머리를 감은 후 헤어트리트먼트를 바르고, 바디 클렌저로 거품을 내어 몸을 씻는 한편 팔꿈치와 무릎은 바디스크럽으로 문지르며 각질을 제거한다. 하루 종일 구두를 신고 있던 발은 풋샴푸와 풋스크럽으로 꼼꼼하게 씻고, 미백치약으로 이를 닦은 후 가글로 마무리하면 끝. 너무 복잡하다고? 그래서 신체부위별 세제를 분류해 봤다.
이렇게 많은 세제 중에서 사람들은 어떤 품목을 얼마나 많이, 자주 쓸까?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국내 만 15~59살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72개 화장품 품목에 대한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 달 평균 여성은 27.4개, 남성은 13.3개를 사용했다. 여기에 샴푸, 바디클렌저, 린스류, 폼클렌저 등도 포함되어 있다.
품목별 사용률을 보면 남녀 모두 샴푸와 바디클렌저 사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머리카락이 긴 여성들이 린스류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남성의 반 이상이 면도를 할 때 쉐이빙폼 등을 쓰고 있다.
한편 사용빈도는 남녀 모두 액상비누가 가장 높았는데, 핸드워시 등 손을 씻는 용도로 자주 쓰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의 폼클렌저와 클렌징워터 사용빈도가 여성과 비슷한 것도 눈에 띄는데, 남성의 선크림 사용률이 56.4%에 이르는 것으로 볼 때 남성용 화장품 사용에 따라 세안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남녀 전 연령대에서 많이 쓰는 샴푸는 이제 기호품이 아닌 필수품으로 보인다. 그런데 <말똥성게를 이용한 세제류의 수독성학적 평가>(2007) 논문에 따르면, 샴푸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말똥성게의 수정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샴푸의 여러 성분이 불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김나나 지음, 미디어윌 펴냄)에서는 "오히려 지나친 청결주의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저항력과 치유력까지 잃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합성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세제는 지나치게 세정력이 강한 까닭에 피부를 쉽게 건조하게 만드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지금까지 잘 써 왔으니까, 남들도 다 쓰니까 여러 가지 세제로 몸을 씻어 왔다면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지나침은 모자란 것 만 못하다"는 말처럼, '적당히' 깨끗한 게 더 건강한 것일지도 모른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우리나라 대표 생협 한살림과 함께 '생명 존중, 인간 중심'의 정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살림은 1986년 서울 제기동에 쌀가게 '한살림농산'을 열면서 싹을 틔워, 1988년 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1989년 '한살림모임'을 결성하고 <한살림선언>을 발표하면서 생명의 세계관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살림은 계간지 <모심과 살림>과 월간지 <살림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인간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 <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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