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작부서로 좌천된 자신의 처지를 웹툰으로 그렸다 해고된 권성민 전 문화방송(MBC) 피디가 세월호 참사 관련 영상을 제작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거액의 배·보상금을 요구했다는 유언비어를 반박하는 영상이다.
권 피디가 11일 유튜브 등에 배포한 영상은 총 두 편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배·보상금이 아니라 온전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광고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첫 번째 영상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10억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떠나고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이었습니다. 사고 해명에 미심쩍은 내용도 있고, 아직 시신도 찾지 못했지만 이제 그만 가슴에 묻으려 합니다"라고 말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탁자 위에는 보험회사 직원이 들고 온 '사망 보험금 청구서'가 놓였다.
'두 엄마'라는 제목의 동영상엔 카페에서 마주앉은 두 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한 엄마의 옷깃엔 노란 리본이 달려 있다. 그 모습을 본 '예지 엄마'는 "난 솔직히 그 사람들(세월호 유가족)이 너무 계속 나오니까 좀 그렇더라. 보상금 그 정도 받았으면 이제 슬슬 정리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한다.
'니 딸 예지가 거기 탔어도 그렇게 얘기할 거냐'라고 묻는 다른 엄마의 질문에 "난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남은 사람들은 이제 다시 살아야지"라고 답하는 예지 엄마의 옆에, 딸 예지가 와서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두 개 영상의 말미엔, 모두 다음과 같은 자막이 등장한다.
"자연스러워 보이세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배·보상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온전한 진실 규명 활동을 요구합니다."
MBC 예능국 피디였던 권 피디는 지난해 5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MBC의 보도 내용을 비판하고 시청자에게 사과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후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났다. 권 피디는 발령 뒤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란 웹툰을 그려 올렸으며, MBC는 그가 이 웹툰에서 비제작 부서 발령을 '유배'로 표현하는 등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지난 1월 그를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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