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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김경준과 '결별' 이후에도 돈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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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김경준과 '결별' 이후에도 돈 거래"

신당 "'유령회사'와 100억 오고 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이 김경준 씨와의 결별했다고 밝힌 2001년 4월18일 이후에도 김 씨와 돈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29일 2001년 5월과 6월 사이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 씨와 김경준 씨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그리고 E뱅크증권중개(EBK) 사이 약 100억 원에 이르는 돈이 오고 간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100억 원, 김백준→유령회사 '워튼'→e뱅크증권중계로

정봉주 의원이 29일 공개한 이 자료는 이 후보의 친인척이 소유하고 있는 '다스'가 김경준 씨와의 미국 소송과정에서 제출한 '엥겔앤드엥겔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김백준 씨는 2001년 5월3일 삼성증권의 계좌에 있던 98억8937만9095만 원을 신한은행 개인계좌로 송금받는다.

이후 이 돈은 주가조작에 동원된 페이퍼컴퍼니 '워튼 스트레티지(Wharton Strategies, 이하 '워튼')'의 계좌로 다시 흘러간다.

같은 해 5월28일 이 돈은 워튼의 계좌에서 EBK의 외환은행 계좌로 다시 입금된다. EBK의 회장은 이명박 후보, 사장은 김백준 씨였다. 김경준 씨는 EBK의 지분 30%를 가진 주주였다.

결국 이 후보 측이 주장하는 '결별시점' 이후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 씨와 김경준 씨의 '유령회사', 그리고 EBK 사이에 1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유통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이를 "김경준이 이명박 후보와 김백준 몰래 모든 주가조작 및 횡령, 돈세탁을 주도했다는 주장을 뒤엎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유령회사' 존재 알고 있었다"

이명박 후보가 당시 '워튼'의 존재와 이러한 자금의 흐름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워튼'은 김경준 씨가 미국 현지에 세운 '유령회사'다. 금감원도 이미 '워튼'이 주가조작에 동원된 '유령회사'라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검찰의 수사결과에서도 '워튼'의 계좌는 옵셔널벤쳐스의 주가조작(가장매매 12회, 허수매매 14회)에 동원된 계좌 중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준 씨가 횡령금 384억 원 중 일부를 '다스' 등 투자자들에게 상환할 때 이용한 계좌도 바로 이 회사의 계좌다.

당시 거래에서 98억8937만9095만 원을 '워튼'으로 보낸 당사자는 김백준 씨였다. 게다가 그 돈은 '워튼'을 거쳐 다시 EBK로 흘러 들어갔다. 이 시점은 "김경준 씨의 비리사실이 드러나 결별"했다는 2001년 4월 이후다.

김경준 씨의 비리내용을 알고 결별했다던 이명박 후보의 측근이, 이 후보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고 100억 원 대의 돈 거래를 했다는 것은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최종적으로 돈이 흘러 들어간 EBK의 회장은 이명박 후보였다.

이 후보가 이러한 자금흐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면 결국 "주가조작에는 전혀 관계가 없고, 김경준에게 속았을 뿐"이라는 이 후보의 해명은 근거가 희박해지는 셈이다.

정봉주 의원은 "결과적으로 김백준은 주가조작과 횡령에 이용된 종이회사의 계좌에 자금을 제공한 것"이라면서 "이는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 등 모든 범죄과정에 깊숙이 개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 "김경준이 자의적으로 운용…정봉주 고소할 것"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문제의 금융거래는 김백준 씨와는 전혀 관련이 없고, 김경준이 자의적으로 운용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또 이 계좌도 김백준의 개인계좌가 아닌 EBK의 신한은행 법인계좌"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해당계좌에서 2001년 5월3일 돈이 인출돼 같은 해 5월28일 EBK 외환은행 법인계좌로 동일한 액수가 다시 입금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EBK 통장 기록상으로는 '현금'으로 기록돼 있어 정확한 용처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은 "김백준 씨는 2001년 6월8일 EBK 청산인으로 선임돼 그 이후에야 법인통장을 관리했다"면서 "결론적으로 문제의 금융거래는 김백준과 관련이 없으며 김경준이 자의적으로 운용한 것"이라고도 했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바로 정봉주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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