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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DJ' 천정배? "후보가 웬만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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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뉴 DJ' 천정배? "후보가 웬만했어야지…"

[치맥 토크] ② 진보정당, 한 이름으로 삼세판 하면 제1야당 된다

'치맥 토크'는 지난 3월 선보인 '냉면 토크'의 두 번째 버전으로, 김종철 노동당 전 부대표와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 그리고 프레시안 전홍기혜·임경구·여정민·이명선 기자가 4.29재보궐선거 관전평을 했다. 서울 관악을을 다룬 1편에 이어, 뒤늦게 합류한 박상훈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대표와 함께한 광주 서구을 이야기를 2편에 담았다.(☞ 관련 기사 : 김종철이 변희재에게 "내가 해봐서 아는데…")


"광주 서구을, 후보가 웬만해야지…."


무소속 천정배 후보의 광주 서구을 당선은 쉬 예상됐다. 당내 경선으로 선출된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가 그렇지 않아도 성난 호남 민심에 기름을 부었기 때문. 한 달 전, 광주 민심을 직접 확인했다는 박상훈 대표는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웬만해야지…."

프레시안 : 천정배 후보가 득표율 52.37%를 얻어 승리했다. 사실 개표 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관악을처럼 광주 서구을 역시 '문재인 대 천정배, 천정배 대 문재인' 구도였다. 이 정도면, 박지원 의원이 다른 생각을 할 것도 같은데….

박상훈 : 박지원 의원이 '문재인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 민주주의적 결정에 도전하는 모양새가 된다. 그럼, 박지원 의원도 위축된다.

프레시안 : 광주를 바탕으로 한 천정배 후보의 새판 짜기가 시작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뉴DJ'를 내세워 동교동계와 연대를 원한다는 얘기도 한다. 호남 민심이 그야말로 표류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박상훈 : 호남 문제의 본질은 소외 의식이다. 새정치연합이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를 동원해 달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리고 호남 지역 보통사람 입장에서 구(構) 세력인 동교동계를 통해 불만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만약 권노갑-박지원이 천정배 후보와 세력 구축에 나선다면, 보수언론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권력이 중앙집권화되어 있고, 사회 또한 양극화됐기 때문에 우리 정치는 '주변부적인 자율성'이 불가능하다. 권노갑-박지원은 정치적 흐름에 약간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독립적인 변수가 되긴 어렵다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 정치에 대한 해석을 바꿔야 한다. 다만, 좋은 정치 세력과 낡은 정치 세력에게 이동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는 불가능할 것이다.

호남은 여전히 변화 지향적인 욕구가 있다. 한 달 전 광주에서 강연을 했는데, 새정치연합 당원들이 조영택 후보 공천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19대 총선 공천에 불복해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서구갑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런데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로 서구을에 지원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당내 경선을 통과한 후보'라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광주 사람들은 웃는다고 한다. 이 얘길 듣는 순간 '웬만해야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지난달 29일 당선이 확실시되자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철
: 2017년 총선에서는 대부분 당원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후보 경선을 할 것이다. 당원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지역을 대표하는 일군으로 선거에 출마하는 방식이다.

박상훈 : 그 부분이 재미있는데, 정당과 정당이 대립하는 선거가 많아져야 민주주의다. 선거는 정당 간 경쟁이 내전 상황으로 치닫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그런데 한 정당 내 후보 경선이 많다는 건, 그 정당이 망가졌다는 뜻이다. 당의 공적 결정에 대한 정당성과 신뢰성이 무너져 당원이나 일반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다.

김종철 : 진보정당 역시 현재 그런 과정을 밟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아래로부터 상향식 민주주의가 강화되는 것 아닌가.

박상훈 : 상향식 정치가 강화되는 게 아니라, 무책임한 정치가 강화되는 것이다. 경선을 하면, 당을 지지하거나 당에 헌신적인 당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누가 사람을 더 동원하느냐'의 불공정 싸움을 정당성이란 이름으로 허용하는 셈이다. 이런 경선은 풀뿌리에 기반을 둔 동원력 있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김종철 : 그 부분에 동의한다. 후보 경선 방식만 놓고 보면, 새정치연합은 '산악회연합'이다. 산악회 회원 400여 명 정도가 한날한시에 새정치연합 당원이 되곤 한다.

박상훈 : 생각해야 하는 것은 선거는 정치 이론상 귀족정의 원리지, 민주정의 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이유는 뽑는 당사자들의 책임성을 누군가가 담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가 민주정이 된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대중을 조직해 이를 정당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정당 간 경쟁은 꼭 선거를 거쳐야 하지만, 정당 내 경쟁을 선거 통해 풀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선거 그 자체로만 보면, 부각되는 사람을 뽑게 되어 있다. 누가 더 자원을 많이 가지고, 학연 지연 등 전문직종을 가진 사람이 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현대 민주주의에서 보완된 점은 그에 견딜만한 대중 조직을 조직하는 것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정당 간 경쟁은 선거를 꼭 해야 하는 것이고 정당 내 경쟁은 꼭 선거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선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 제한적으로 하는 것이다.

경선을 수시로 한다면, '전략 공천'이란 말이 왜 필요한가. 당내에 평가가 좋은 사람에게 소위 '영겁의 칼'을 들려 내보내 상대방과 싸워야 한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을 여론조사와 당원 참여로 선출해 내보낸다는 것 민주주의가 아니다. '당내 민주주의'란 말은 정치학 용어에 없다.

프레시안 : 그럼 정당의 당원으로 의견을 내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뭔가.

박상훈 : 정당을 믿고 돈만 내도 된다. 당내 문제에 꼭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

프레시안 : 정치적인 이유로 특정 후보가 이번 선거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박상훈 : 그 후보가 좋아서 정당에 참여한 것이다. 그럼, 정당의 판단에 따라 새누리당과 대적할 후보가 최적의 전사라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그래야 실패에 대한 책임 또한 정당에 물을 수 있다. 이게 민주주의다.

프레시안 : 투명한 선순환 구조가 된다면, 좋은 모델이다. 하지만….

박상훈 : 현재 진보정당들이 만들어 가면 된다. 그렇게 양성한 최적의 전사로 원내단체를 구성하고, 연립정부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진보정당으로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 여러 정당 중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제3정당으로 긴 생명력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집권 경험을 쌓아야 한다. 진보정당도 꾸준히 5%의 지지만 유지하면, 변화의 흐름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게 세 번 정도의 선거에서 동일한 이름으로 출마한다면, 제1야당이 될 수 있다. 장담한다.

▲ '치맥 토크' 참가자들. 왼쪽부터 김종철·조성주·여정민·전홍기혜·임경구·이명선(직함생략). 뒤늦게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가 합류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냉면 토크]
군복 입고 우향우! 문재인의 진짜 '문제'는?

'냉면 토크'는 김종철 노동당 전 부대표가 냉면집을 차렸다는 '뉴스'에서 시작됐다. 2002년 용산구청장 후보, 2006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그는 노회찬, 심상정의 뒤를 잇는 차세대 진보정치인의 상징이었다. 복잡다단했던 진보정당의 분열 과정을 거치며 어느새 젊다고만은 할 수 없는 나이가 된 그의 냉면집에서 냉면이 아닌 정치를 논하기로 했다. 알만한 사람은 아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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