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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폭동, 50년 전 흑백갈등 시대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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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폭동, 50년 전 흑백갈등 시대 방불"

뉴욕타임스 "미국 경찰, 흑인주민에게 점령군처럼 군림"

흑인 주민 비율이 높은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1960년대말 이후 최대 흑인 폭동"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의 무자비한 체포 과정에서 척추 골절상을 입어 1주일만에 숨진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의 장례식이 치러진 27일부터 사흘째 흑인 주민들의 폭동이 이어졌다.

메릴랜드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까지 긴급 투입했고, 그레이의 가족들은 "폭력사태에 충격을 받았다. 항의운동이 폭력으로 얼룩지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주 방위군이 볼티모어에 출동한 것은 지난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 사건으로 소요사태가 벌어져 6명이 숨지고, 700명이 다친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1960년대 폭동들은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점령군처럼 비쳐진 가난한 흑인 지역에서 경찰이 가혹 행위를 할 때 촉발되었다"면서 '볼티모어 폭동'이 미국 사회의 흑백갈등이 50년 전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경고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지난해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외곽의 조그만 도시 퍼거슨에서 백인경찰이 10대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것에 항의하는 폭동, 그리고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사망한 후 볼티모어에서 더 큰 규모로 폭동이 벌어진 것은 50년 전 당시를 재연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방화와 약탈 등으로 험악했던 볼티모어의 폭동은 나흘째에 들어서면서 잦아드는 모습이지만, 29일(현지시간) 뉴욕, 워싱턴D.C, 시카고, 보스턴,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등에서도 동조시위가 열리는 등 공권력이 인종차별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항의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폭동이 일어났던 퍼거슨에서도 지난 28일 밤부터 동조시위와 소요사태가 이어졌다.

▲ 29일(현지시간) 볼티모어에서 긴장한 표정의 진압경찰들. 이곳에는 수천 명의 주 방위군도 투입됐다. ⓒAP=연합뉴스

차기 대권주자 클린턴 "미국의 사법제도 균형 잃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차기 유력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까지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백인경찰에 흑인들이 희생된 사건들을 열거하면서 "미국의 사법제도가 균형을 잃었다"고 비판하면서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클린턴 전 장관은 "어머니, 할머니로서 뿐 아니라 시민이자 인간으로서 이들 젊은이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볼티모어에서 흑인 주민들의 불만이 보기 드문 폭동으로 치달은 배경에는 흑인 밀집 지역에는 주민 절반이 직업이 없는 극심한 실업난 등 경제적 문제도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프레디 그레이가 살던 볼티모어 서부 샌드타운 지역의 16~64세 실업률은 51.8%에 달하며 이 지역 주민들의 가구 당 연평균 소득은 미국 전체 가구당 평균 소득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만4000 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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