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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미 의회 연설 자체가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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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미 의회 연설 자체가 인권침해"

아베 총리의 '인신매매 희생자' 발언은 교묘한 말장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의회 합동 연설을 앞둔 29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176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교묘한 말장난'이라며, 위안부 범죄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명확하게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궂은 날씨 속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정기 수요 시위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가 방미 기간 중에 일본군 포로로 고통을 겪었던 퇴역 미군을 만찬에 초대하고 홀로코스트 박물관 방문 일정을 잡는 등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반성과 평화의 이미지를 내세워 과거사를 덮으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제1176차 수요시위에 나선 김복동(가운데 왼쪽) 피해자와 길원옥(오른쪽) 피해자 ⓒAP=연합뉴스

정대협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29일에 진행될 미 상하원 의회 합동 연설에서도 아베 총리가 사죄를 표해야 할 아시아 피해 국가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의회 연설 역시)과거사에 대한 회피와 왜곡을 일삼아 온 아베 총리의 행보를 익히 아는 전 세계가 훤히 눈치채고 보는 한바탕 쇼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 국가인 일본이 전후 70년을 맞아 미 의회에서 연설한다는 것 자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의 인권침해가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70년에 이르도록 일본 정부로부터 정의를 회복 받지 못한 채 '진정한 해방'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전범국 일본이 미 의회 연설에 나서는 모순적인 상황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아베 총리에게 의회 연설의 기회를 준 미국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대협은 일본의 전쟁범죄를 사실상 탕감해줬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미완의 과제를 잊은 채 일본 군국주의의 포문을 열어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격 없는 면죄부를 내어주는 미국의 무대 연출도, 그 무대를 밟고 올라설 아베 총리의 쇼도 모두 눈감아 주기에는 일본의 전쟁, 식민 범죄 책임이 너무나 크다"며 "(아베 총리의)교묘한 말장난이나 개인 감상 따위가 아닌 위안부 범죄에 대한 일본의 국가적 책임을 명확히 받아들이고 사죄하며 (일본은) 국제법과 인권원칙에 반하는 중대한 인권침해였다는 사실에 입각해 법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 역시 "(아베 총리가) 인신매매에 대해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했지만 정작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았다"면서 "일본군과 정부가 강제로 위안부를 동원했다는 고노 담화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인정하겠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그에 따르는 법적 책임과 배상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아베 총리는 28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정부와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안부를 인신매매로 표현하며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밝혔지만, "전쟁 중에 여성의 인권이 종종 침해당해 왔다"며 일본군 위안부만이 특수한 문제가 아님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는 또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면서 "일본은 위안부에 대한 현실적 구제의 관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지난 1994년 일본 정부가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하 국민기금)사업을 통해 일본 총리의 사과와 금전적인 보상을 약속했던 것을 의미한다. (☞관련 기사 :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가능할까)

하지만 당시 일본 정부는 국가의 책임이 아닌 '도의적'책임을 지겠다고만 밝혔고, 금전적인 보상 역시 법적인 배상이 아닌 '위로금'형태였으며 이마저도 전액 일본 정부 예산이 아닌 국민들에게 기금을 받는 것으로 충당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에 대해 사과하는 '총리의 편지'를 기금 지급 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지만, 이 편지는 기금을 수령한 피해자만 받을 수 있었다. 즉 위안부 피해자 전체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일본이 마련한 기금을 받아들인 피해자에게만 '선택적'인 사과를 한 셈이다. 이에 당시 피해자의 상당수는 이 기금을 수령하지 않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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