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동자들의 총파업 결의대회에 경찰이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살포해 '폭력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는 24일 '박근혜 정권의 재벌 배불리기에 맞선 총파업 승리 대구지역 결의대회'를 열고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대구지역일반노조와 건설노조대경본부, 공공운수노조대경본부, 농협노조대경본부, 금속노조대구지부 등 6개 지부로 나눠 오후 2시부터 반월당, 대구상공회의소, 화성본사, 경북대병원, 농협중앙회, 수성교 둔치 등 6곳에서 행진을 벌인 뒤 오후 3시 30분쯤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모두 3천여명(주최측 추산 4천여명, 경찰 추산 2천3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행진을 하는 동안 ▶"최저임금을 올해 5,580원에서 2016년 1만원으로 인상"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세월호특별법 무력화하는 정부 시행령 철회"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노동자와 세월호 유가족을 탄압하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하지 않는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노동자들은 3시 40분쯤 범어네거리에서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병력 1천여명이 순식간에 방패를 들고 나타나 범어네거리에서 새누리당사로 가는 도로를 막았다. 박희은 민주노총대구본부 사무처장은 "새누리당 앞은 집회 장소로 신고됐다"며 "합법 집회를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은 "여러분은 불법집회를 벌이고 있다"며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물대포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 당사로 가려는 노동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등 모두 4천여명이 범어네거리에서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경찰의 방패막을 뚫고 새누리당사로 향하기도 했지만 다시 통로가 막혀 20분 가량 몸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계속 교착 상태가 이어져 노동자들은 목적지 대신 범어네거리에서 결의대회를 했다.
오후 4시 30분쯤 몸싸움을 멈추고 범어네거리 그랜드호텔 앞 도로에 모인 노동자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과 "폭력진압 경찰규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였다. 그리고 5분 뒤 이 자리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생존자 단원고 2학년 1반 장애진양의 아빠 장동원씨가 발언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나 장씨가 마이크를 잡는 순간 경찰은 노동자들을 향해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대량으로 뿌렸다. 동시에 방패로 노동자 대오를 도로 한쪽으로 밀기 시작했다. 물대포와 캡사이신, 방패에 둘러싸인 노동자들은 옷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일부는 도로에 넘어지고 부딪쳐 부상을 입었다.
노동자들과 경찰, 도로를 지나는 차량과 보행자 등이 뒤섞여 범어네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1명이 경찰에 연행했으나 노조 항의로 곧 풀려났다. 오후 5시쯤 충돌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노동자들은 마무리 집회를 하고 해산했다.
임성열 민주노총대구본부장은 "경찰은 신고된 합법적 평화집회를 불법적으로 폭력진압했다"며 "먹고 살기 위해 일한 만큼의 최저임금을 달라,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달라고 요구하는 노동자 절규를 물대포와 캡사이신으로 막았다"고 비판했다. 또 "세월호 참사 생존자 가족이 말을 하려는 순간 물대포를 쏜 것은 세월호 진상규명 의지가 없는 현 정권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경찰의 폭력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오늘 하루만이 아닌 매월 초와 말에도 파도타기식 총파업을 벌이겠다"며 "세월호 진상규명과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해 올해를 총파업의 해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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