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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은 금융권을 어떻게 농락했나?

공직자 주식백지신탁 등 법적 규제 무력화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3년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위기에 처했을 때 채권단에 특혜를 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확인됐다. 또한 경남기업 대주주였던 성완종 전 회장이 국회의원으로서 당시 금융기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한 것 자체가 법을 무력화시킨 뻔뻔한 행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금감원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실시한 결과 금감원의 부당개입으로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이 2013년 10월 세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할 당시 대주주 무상감자를 피하면서 158억 원 상당의 특혜를 제공받았다.

또 워크아웃이 승인될 당시 성 전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배속돼 있었기 때문에 금감원을 통해 채권단에 압력을 행사해 채권단으로부터 7000억 원대의 무담보 대출까지 받아냈다는 의혹도 대두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4월 19대 선진통일당 후보로 국회의원 당선 이후 지난해 6월말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할 때까지 줄곧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통합되기 전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 권한을 가진 원내대표를 맡은 성 전 회장은 자신을 정무위에 '셀프 배정'했다. 이때문에 당시 정계에서도 성 전 회장이 금융개혁 등 공적 활동이 아니라 자신이 대주주인 기업체를 위한 '사적 이익'을 위한 활동에 몰두한 것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이런 '이해 충돌'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규제는 버젓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백지신탁이다.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성 전 회장에게 정무위에서 활동하려면 지분을 팔거나 백지신탁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내서 시간을 벌면서 법의 취지를 무력화시켰다.

성 전 회장은 국회의원 당선 후 국회법에 따라 경남기업 등기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경남기업 지분 2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질적으로 회사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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