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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1잔, 99.8%가 찌꺼기…재활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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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1잔, 99.8%가 찌꺼기…재활용법은?

[작은것이 아름답다] 퇴비에서 바이오디젤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밥도 김치도 아닌, 커피라고 합니다. 지난 1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개한 '커피믹스(조제커피)에 대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에 주당 소비 빈도가 가장 많은 음식은 커피로 12.2회(1인당 하루 약 2잔꼴)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배추김치가 2위(11.9회), 설탕이 3위(9.7회), 잡곡밥이 4위(9.6회)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커피 소비가 늘면서,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작은것이 아름답다> 독자 성현정 님의 질문으로 알아봅니다. 편집자

Q> 커피를 좋아해서 하루에 한두 잔 정도 원두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며칠만 지나도 방향제 겸해서 거실 한쪽에 둔 커피찌꺼기 통이 가득 찹니다. 대부분은 버리고, 일부는 냉장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넣어두곤 했습니다. 커피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A> 원두커피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해마다 700만 톤 정도를 소비합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생두 12만 톤 정도를 수입하는데, 커피소비 세계 6위입니다. 커피 한 잔에 원두 10∼15그램을 쓰니까, 국민 1인이 300여 잔을 마시는 정도 양입니다. 원두에서 커피를 0.2퍼센트(%) 내리면, 나머지 99.8%는 찌꺼기 형태로 남습니다. 해마다 한 사람이 대략 3킬로그램(kg) 정도 커피찌꺼기를 만듭니다. 수많은 커피전문점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는 단순 계산해도 엄청난 양입니다. 대부분 쓰레기로 태워버리거나 땅에 묻습니다. 그대로 묻으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메탄가스가 다량 발생합니다. 적절한 쓸모를 찾아야 합니다.

커피찌꺼기는 좋은 퇴비가 됩니다. 질소와 인이 풍부해서 텃밭을 일구거나 화분에 식물을 키울 때 퇴비로 쓸 수 있습니다. 질소 성분이 2% 정도라 퇴비로 쓰기에 충분합니다. 탄소와 질소 비율은 약 20:1로 동물 거름비율과 비슷합니다. 게다가 물에 녹아 산성이 빠져나간 상태여서 커피찌꺼기는 중성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바로 쓸 수는 없습니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 성분 때문입니다. 카페인이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흙에 넣으면 흙속의 다른 성분과 결합해서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는 '염류집적'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는 흙속 영양분이 식물 뿌리가 흡수할 수 없는 결정(염) 형태로 남는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식물이 말라죽기도 합니다.

퇴비로 쓰려면, 우선 탄소 성분이 많은 낙엽이나 톱밥 같은 것을 섞어 자연 발효를 시켜야 합니다. 이엠(EM)효소를 뿌리거나 섞으면 효과가 더 빠릅니다. 우선 전용 퇴비 상자가 필요합니다. 약 2∼3주 정도, 계절에 따라 길게는 한두 달 정도 충분히 숙성이 되는 동안 내부 온도는 50도를 넘나들며 열을 냅니다. 이 높은 열이 위험한 병원균을 없앱니다. 숙성될 때 안팎이 숙성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며칠 간격으로 뒤집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발효가 끝나 안정화되면, 퇴비로 쓸 수 있는 상태입니다. 커피찌꺼기 퇴비는 통기성이 좋아 흙 구조를 개선하고, 지렁이가 서식하기 좋습니다.

다른 다양한 쓸모도 있습니다. 커피찌꺼기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면서 탄화된 것이기 때문에 잘 말리면 옷장 습기제거, 실내 공기정화, 신발장이나 주방, 냉장고 냄새를 없애는데 활용할 수 있고 벌레가 생기기 쉬운 곳에 뿌려두면 해충을 어느 정도 막아줍니다. 묵은 때나 기름기를 제거하거나 가구 흠집을 제거하고 광을 낼 때도 씁니다. 칼이나 바늘 같이 녹이 슬 수 있는 곳에 문질러 주거나 함께 두면 녹을 방지합니다. 천연염색을 할 때 쓰기도 합니다.

커피찌꺼기를 활용해 상품을 개발하는 곳도 있습니다. 발효된 커피찌꺼기로 버섯을 재배하는 '꼬마농부' 농장도 있고, 커피찌꺼기를 말려서 교육용 점토로 개발한 사회적 기업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커피찌꺼기로 숯을 개발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밖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 네바다대학 연구진은 커피찌꺼기에서 바이오디젤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커피찌꺼기에는 15% 정도의 기름을 포함하고 있고, 커피에 산화 방지제를 들어 있어 다른 연료보다 안정성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거체계만 갖추면 경제성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발생하는 커피찌꺼기에서 약 3억4000만 갤런 정도를 추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현수 꼬마농부 대표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자료를 받았습니다.)


*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는 199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생태환경문화 월간지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이야기와 정보를 전합니다. 생태 감성을 깨우는 녹색생활문화운동과 지구의 원시림을 지키는 재생종이운동을 일굽니다. 달마다 '작아의 날'을 정해 즐거운 변화를 만드는 환경운동을 펼칩니다. 자연의 흐름을 담은 우리말 달이름과 우리말을 살려 쓰려 노력합니다. (☞ 바로가기 : <작은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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