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미사가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천주교 연석회의(천주교 연석회의)'는 이날 오후 7시께 신부 103명과 신도 14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미사를 열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다.
천주교 연석회의는 "정부가 입법 예고한 시행령은 객관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민간 조사 위원을 축소하고 조사 범위를 축소하는 등 특별법을 무력화하는 독소 조항으로 가득 차 있기에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선체 인양을 회피하기 위해 인양 비용을 들먹거리는 간악한 술수를 중단하고, 실종자 9명이 가족 품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영준 신부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세월호 인양은 단순히 배 한 척을 인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사랑, 미래를 인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언론은 권력자의 편에 서지 말고 약하고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들의 목소리가 돼 달라"면서 "교회는 사회를 비추는 빛이 되어 가장 가난한 자리에 남아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이 모든 것을 주변에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차례로 하나씩 부른 뒤, "팽목항에서 이들의 영혼이 우리에게 도달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석모 신부는 "사람들은 경제가 어렵다면서, (정부는) 천박하게 돈까지 흔들며 그만 잊자고 하지만 절대로 못 잊는다"며 "예수가 마지막 식탁에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기억하라'고 했듯이, 우리는 참회의 기억을 하고 유가족과 함께 진실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 씨는 "유가족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유가족이 된 사람이 있고, 살고 싶은 사람을 구조해주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며 "책임이 있는데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 있고, 추모하려는 사람과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을 막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 11일 (광화문에서) 시위하다가 경찰서에 잡혀간 어린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처럼 고통받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끝까지 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관련 기사 : 경찰, 세월호 유가족에 캡사이신 발포 후 무차별 연행)
단원고 실종 학생인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는 "앞으로 3일 동안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304명 희생자들의 고귀한 눈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저는 이젠 울고 싶어도 눈물이 말라 가슴이 탄다"고 말했다.
허 씨는 "정부는 우리에게 왜 법을 어기느냐고 하지만, 법(세월호 특별법)은 저들이 (법 취지에 어긋나는 시행령으로) 어기고 있다"며 "국민이 힘을 모아 오는 16일 집회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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