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10만 달러를 수수한 것으로 등장하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3일 "(성 전 회장이) 원망스럽다"며 "특검이든 검찰이든 당당하게 협조할 일을 협조해서 제 누명을 벗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등에 출연, "(2006년) 9월 21일에 제 통장에서 5000유로를 바꿔서 노자로 가져간 환전 기록이 묵은 서류 뭉치 속에 있는 걸 제가 발견해냈다"며 "10만 불이나 받았다면 제가 제 돈으로 환전할 필요가 있었겠느냐. 이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전 남긴 메모에는 김 전 실장과 함께 "(2006년) 9월 26일"이라는 날짜가 적혀있다. 김 전 실장은 "나는 9월 26일에 해외에 나가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고 (박근혜 당시 의원과 함께 유럽 방문 관련) 조선일보 기사가 난 날짜'라고 하더라. 상식적으로 돈을 준 날짜를 기재를 해야지, 신문 기사 날짜를 쓴 것인데, 이건 작문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VIP(당시 박근혜 의원)를 모시고 그때 제가 갈 때 이 양반(김기춘 전 실장), 그때(2006년 9월 26일 전후) 야인으로 놀고 계셨다. 그래서 수행을 하게 됐기 때문에 10만 불, 달러로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해드렸다. 수행비서도 따라왔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저는 수행비서도 없었고 또 수행비서가 있다 하더라도 헬스클럽에 들어올 수도 없다. 그 당시 저는 야인이 아니고 국회의원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간접적으로 성 전 회장의 구명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이 수사는 제가 비서실장 퇴임 후에 최근에 있었던 일"이라며 "성 회장을 아는 국회의원으로부터 검찰에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좀 표명해달라는 간접적인 연락은 있었다. 그러나 밖에 나와 있는 저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었고 제가 이 사건에 개입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