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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우리 국익에 반하는 다섯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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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우리 국익에 반하는 다섯 가지 이유

[기고] '사드'는 검증되지 않은 무기다

미국의 고고도지역방어 미사일(THAAD) 한국 배치여부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전문가들을 포함해 국내외의 논란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군의 주둔비를 부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이 반입하든 우리 정부가 구입하든 적지 않은 방위비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문제는 국리민복(國利民福) 차원에서 냉철히 접근해야 함이 마땅하다.


이런 견지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 국방부는 최근 모범답안 같은 원칙을 표명했다. 즉, "군사적 효용성과 국가 안보이익을 고려해 한국이 자주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이를 좀 더 세분화하여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사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무기체계라는 것이다. 사드의 힛투킬(HTK) 방식의 첫 번째 요격실험(1995. 12. 13)이래 1999년까지 매년 1〜2회씩 실시하였으나 번번이 실패를 거듭해 오다 일곱 번째 실험(1999. 6. 10)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이것도 실전상황에서와는 달리 로켓추진체에서 분리되지 않은 탄두를 명중시킨 것에 불과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후 한 동안 기술·예산상의 문제로 사드 요격실험은 실시되지 못하다 2005년 재개된다. 그 후 2012년까지 10여회 남짓 추가 요격실험에서는 성공률이 다소 높아졌는데 대부분은 단거리 미사일(미분리탄두)대상이었고 원래의 명칭대로 ‘전구급’고고도지역방어 미사일에 걸맞는 중거리(1000〜3000Km)미사일이나 외기권에서의 요격실험을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나마 예산문제로 미 국방당국(DOT&E)은 2013년부터는 1년 6개월에 한 차례씩 사드 요격실험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금년도에 실시하는 외기권 및 중거리미사일 요격실험을 포함해 2019년까지 총 6회에 걸쳐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아직 검증이 미완인 상태의 무기체계를 도입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자문해봐야 한다.


둘째, 사드가 검증이 안 된 무기체계라면 실전단계의 운용성은 어떨까? 미국 상.하원 군사위원회 전략군소위에서도 지적된 사안이고 지난주(3월 20일) 하원에서도 데이비드 만(David Mann) 미 육군 미사일방어 사령관도 시인한 문제는 사드(THAAD)시스템을 운용할, 훈련된 기술요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 본토에 있는 3개 사드 포대 중에서 1개 포대는 방산업체 로키드 마틴과 레이시언이 시스템 일체를 작년에 납품했음에도 아직도 훈련 미숙으로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드 자체의 시스템 운용도 문제이지만 패트리엇(PAC)이나 SM3, SM6 등과 연계해 통합운영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셋째, 우리에게 실질적인 북의 위협은 핵이나 미사일이 아니라 저들의 화학무기이다. 핵무기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으나 화학무기는 1960년대 이후 예멘(1963~1967), 아프간(1979~1983), 이란-이라크전(1980~1988) 등 5차례나 사용돼 엄청난 인명피해를 가져왔다. 북한이 유사시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1000여문의 장사정포를 통해 화학탄 공격을 가해 올 때 그 참상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따라서 시급한 것은 사드보다 이스라엘이 개발한 '아이언 돔'(Iron Dome, 일명 '철의 지붕') 같은 방공체계의 도입이다.


넷째, 사드 운용의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혹자는 미군이 반입해 운용하면 우리는 상관없다고 주장할지 모르나 미국이 연방정부 재정적자로 '시퀘스터'를 실시하는 판국에 우리 측 방위비분담이 늘어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한국이 필요한 3-4개 사드포대 도입, 운영에 드는 비용만 줄잡아 5〜6조 원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장기적인 국가안보 차원에서 사드도입은 백해무익한 결정이 될 것이다. G2 시대에 중국의 우려를 완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러시아가 동유럽 체코와 폴란드에 MD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할 때 제일 걱정했던 것이 미국의 막강한 X 밴드 레이더의 탐지능력이었는바 사드체계의 AN/TPY 2 레이더(탐지반경 1800Km)가 그들에게는 더 위협적인 것이다.


요컨대, 김진명의 동명 소설 <사드>에서처럼 우리가 왜 검증되지도 않은 무기체계를 들여다 놓고 미국이나 일본의 방탄조끼 역할을 자임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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