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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에 적극적인 미국, 북핵은 '활용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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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에 적극적인 미국, 북핵은 '활용 대상'?

"6자회담은 협상용이 아니라, 노력 포장용"

이란 핵 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북핵 문제도 이와 유사한 해결 수순을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 핵문제는 적극적인 반면, 북핵 문제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왜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우선 북핵문제 해결이 미국의 국익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카드로 북핵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란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와 '적대적 무시'를 넘어서, 미·일 동맹 강화와 지역 MD(Missile Defense)를 구축하는 것에 북핵을 활용하는, 이른바 '전략적 활용'단계로 넘어간 것 아닌가 싶다"라고 진단했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 역시 "(북핵 문제에)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정치가 결합됐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증가되는 것이 미국의 대(對)중국, 대(對)러시아 전략에서 수단적인 측면의 가치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군산복합체와 연관된 이익 구조도 미국이 북핵 해결에 소극적인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됐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핵에 대응하겠다는 명분으로 MD를 중시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수록 (미국에게는) MD를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MD를 만들면 군산복합체의 배를 불릴 수 있는데, 이를 추진하는데 북핵 만큼 좋은 동력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과 이란의 실제 핵 능력이 다르다는 것도 미국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공회대학교 김재명 겸임교수는 "이란은 핵 개발 단계지만 북한은 핵 보유 단계"라면서 "이란과는 핵을 개발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협상하지만, 북한과는 이미 있는 핵의 폐기 문제를 협상해야 한다.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아직 본격적으로 핵을 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수 차례 핵실험을 진행했고 스스로 핵을 보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핵을 포기시키는 대신 상대국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적인 측면을 따져봤을 때 북한보다는 이란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미국이 협상을 통해 비핵화의 성과를 내려면 북한보다는 이란이 훨씬 수월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김준형 교수는 "북한을 비핵화로 되돌리는 것이 이란을 비핵화시키는 것보다 대가가 훨씬 크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남았는데 이미 핵 보유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과 협상하겠다고 나섰다가 임기 끝날 때까지 마무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깔끔한 해결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북한보다는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이란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은 2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되 이란에 대한 제재는 당분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안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마련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협상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페데리카 모게리니(왼쪽)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AP=연합뉴스

북핵,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미국이 북핵 문제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북핵문제는 어디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에 합의했던 기존의 틀인 6자회담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월 말 북한을 제외한 5자가 회담 재개 방안을 사실상 합의했고, 이를 북한에 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국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다면 6자회담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준형 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변해야 할 때다, 북한도 이란처럼 핵 협상에 나오면 우리도 이에 응할 수 있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는 '양보'를 하지 않는 한 미국은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6자회담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북핵 해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행위라는 시각도 있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고 6자회담에 나오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자신들은 노력을 하고 있고 정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북한이 6자회담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부각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6자회담이 갑자기 열릴 수 있나? 북·미 양자 고위급접촉이 열려야 6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 과거 역사가 그렇다"라며 "북·미와 남북이 직접 협상도 제대로 못하면서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하자고 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6자회담이 단순한 '모양내기'가 아니라면 북·미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고위급회담까지 가야 한다"며 "거기서 돌파구를 만들어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6자회담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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