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벌이다 기소돼 벌금을 내지 않은 강정마을 주민이 긴급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26일 경찰과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쯤 차량으로 순찰중이던 서귀포 중동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중정로 모 호텔 앞에서 수배중인 강정마을 주민 윤모(41)씨를 체포했다.
윤씨는 고운환경감시단 활동을 하다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연행돼 재판에 넘겨진 뒤 벌금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는 것을 알려졌다. 미납된 벌금은 195만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였다"며 "순찰중이던 차량이 차량 조회를 하던 중 수배자 정보가 뜨자 체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정마을회는 벌금 미납 주민에 대한 첫 체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체포 소식을 전해들은 강정마을회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해군을 강하게 질타했다.
강정마을회는 "그동안 해군기지 관련 수많은 사법처리들이 부당함을 지적한 바 있다"며 "잡혀갈지언정 우리 스스로 벌금을 납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벌금폭탄을 대비해 마을자산인 마을회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땅을 빼앗기고 바다까지 빼앗아간 해군이 이제는 주민들을 교도소에 가두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는 특히 "4·3의 영령들이 아직 구천을 헤매는 제주 땅에 국가폭력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강정마을회는 이러한 해군과 이웃해 사는 것을 결단코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말 기준 해군기지 반대활동 과정에서 주민과 평화활동가 등 600여명이 재판에 넘겨져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떠안은 벌금만 약 4억원에 이른다.
강정마을회는 2014년 11월11일 임시총회를 열어 해군기지 반대 운동으로 인한 주민들의 벌금을 마을회가 책임질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마을회는 고육지책으로 마을회관 매각을 고려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 1월28일과 2월26일, 3월10일 마을 임시총회를 열었으나 성원미달로 매각 안건을 논의하지 못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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