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리콴유 국장 참석 위해 싱가포르행

부친과 함께 각별한 인연…"리콴유, 세계 지도자들에 귀감"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개최되는 고(故)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에 참석하고,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센룽 총리 등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 서거 소식에 "애통함을 금치 못하며, 리센룽 총리님을 비롯한 유가족과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고인은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서 31년간 싱가포르를 이끌면서 탁월한 리더십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금융․물류 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키셨다"며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일류국가로 변모시키기 위해 헌신해 오신 고인의 업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고인은 수차례의 방한으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으며,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들의 친구였다"며 "싱가포르 국민들에게는 추앙받는 지도자이시며,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큰 귀감이 되신 리콴유 전 총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며,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선진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사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박 대통령은 1979년 10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리콴유 총리와의 만찬에서 처음으로 리 전 총리를 만났다. 2006년 5월에는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으로 리 전 총리를 면담했고, 2008년 7월에는 리 전 총리의 초청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의 회고록 <일류 국가의 길>에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에 대한 인상을 남겼다. 리 전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날카로운 얼굴과 좁은 콧날을 지닌 작고 강단 있게 생긴 분으로 엄격해 보였다"고 썼고, "영어를 할 줄 아는 그의 20대 딸 박근혜의 통역으로 대화가 진행됐다"고 인연을 언급했다. 

지난 1994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아시아적 가치'를 두고 논쟁을 벌여 세계적 주목을 끌기도 했다. 리 전 총리는 미국 정치평론지 <포린어페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아시아적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 독재 등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포린어페어>에 기고한 반박 글을 통해 "리콴유의 주장은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