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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心' 앞에 선 대선주자들…한미FTA 6人6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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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心' 앞에 선 대선주자들…한미FTA 6人6色

이명박-정동영 "피할 수 없으면 정면돌파" 합창

대선주자 6명이 한미 FTA에 대한 선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국민중심당 심대평,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6일 오후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FTA와 농업대책에 대한 정책대결을 벌였다.

이명박, 한미 FTA 반대까지 설득

한미 FTA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이 후보는 "한미 FTA를 안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하기보다는 이를 이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6일 열린 '한농연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한 정동영, 이명박, 권영길, 문국현 후보가 행사 직후 무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그는 "세계 어느 나라 농업도 1차 농업으로 수지를 맞추는 나라는 없다"며 "농업을 1차가 아닌 2차 산업으로 만들어 나가야 소득을 3, 4배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에선 농가소득보존법을 만들어 피해 보전과 공시에 농촌이 살 수 있는 길을 열겠다"며 "농촌이 잘 사는 길만 생각해서 선택하라. 나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초청 특강에서 "(한미 FTA 비준 통과를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여당인지 야당인지 애매한 상대 당도 설득하겠다"고 한미 FTA 비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야심차게 준비한 오는 11일 100만 민중대회를 겨냥해 "이번 주 일요일 10만 명의 농민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서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데 이 모임에 가서 설득이 되지 않아도 설득하겠다"고 공격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정동영, '심정적' 반대?

정동영 후보도 "한미 FTA가 피할 수 없는 파고라면 방어만 하려 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한미 FTA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고 농민들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심정적으로는 한미 FTA에 동의하기 어렵지만 솔직히 한미 FTA가 피할 수 없게 됐다면 힘을 모아 그 파고를 넘는 게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 역시 한미 FTA 대책으로 농가피해대책을 내세우며 "농민들이 해외로 수출하는 특화작물을 많이 생산하고 정부가 기술개발과 유통망 확보 등을 도우면 농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다만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해선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번 국회에서는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을 것이며 충분한 농어업 피해보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비준동의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FTA 문제에서만큼은 이명박 후보와 판박이 입장인 정 후보가 한미 FTA 수용을 역설하자 관중석에선 심한 욕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문국현, '비준'은 신중히

문 후보는 "한미 FTA 때문에 얼마나 심려가 많습니까. 이 문제는 제가 꼭 해결하겠다"고 말문을 열었으나 한미 FTA 비준 문제 등에 대해선 똑 부러진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한미 FTA에 대해 기본적인 찬성론자인 그는 다만 "농가부채가 가구당 2800만 원을 넘어선 지 오래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미 FTA 비준이 일부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졸속 비준에 난색을 표했다.

그는 이어 "한-EU FTA가 진행되고 있는데 농업과 농민, 농촌을 생각하지 않고 여타 산업만을 위해 무조건 진행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농촌 대책으로 "주민세의 10%를 고향으로, 자기가 원하는 농산어촌으로 돌리는 '고향세'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농가 부채 경감과 소득안정특별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권영길 "나말고 다 한미 FTA 찬성론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한미 FTA가 오면 농업은 끝난다"며 "대선 후보들이 이 자리에 여럿 있지만 그 중에 한미 FTA 찬성하는 사람은 권영길을 제외한 전부"라고 차별화했다.

권 후보는 "올해 나락 총 생산량이 30%가 줄고 수입이 50% 줄었지만 정부는 3%, 5% 감소했다면서 탁상행정을 할 뿐"이라며 "어차피 망할 농촌인데 그냥 조용히만 해달라면서 농민을 망하게 한 게 역대 정부 농업정책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통해 통상과 농업에 대한 기존 입장을 완전히 바꿀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임기 내 '월급 받는 농민' 30만 명 육성 △농가 평균소득을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 수준으로 증대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인제-심대평, 피해농가 지원

이 밖에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한미 FTA 비준에 대비한 농어촌 피해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농가부채 문제도 해결하겠다"며 "지방분권을 강력하게 추진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농업대책 마련 전에 한미 FTA 비준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는 "한미 FTA로 이득을 보는 분야에서 재원을 마련해 피해 농가에 지원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피하는 李…쫓는 鄭

한편 이날 토론회는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모두 참석해 관심을 끌었으나 상호토론이 아닌 20분씩 할애된 연설만 하고 각당 정책위의장들의 토론으로 이어진 탓에 후보들 간의 설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행사 시작 시간인 2시30분을 넘겨서도 도착하지 않아 6인 동시입장은 불발로 그쳤다. 방송 녹화 관계로 이 후보의 도착 시간이 늦춰지자 정동영 후보가 1대1 조우를 위해 기획 지각을 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 후보도 정 후보가 연단에 선 다음에야 행사장에 입장하는 등 후보들 간 쫓고 피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귀빈실에서 대기하다 정 후보의 연설 도중 행사장에 입장한 이명박 후보는 권영길, 문국현 후보와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이 후보는 정 후보의 연설 직후 무대 위에서 손을 맞잡았지만 간단한 인사말 외에 별다른 대화를 주고 받지는 않았다.

이 밖에 심대평, 이인제 후보가 행사가 끝나기 전에 먼저 자리를 뜨면서 6명의 후보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장면은 끝내 연출되지 못했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남은 이명박,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 등 4명의 후보자들이 연단에서 간단히 손을 잡고 포토타임을 연출한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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