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이번엔 '이명박 신당' 발언 파문

朴측 "이 후보와 교감 없었나"…파국으로 가나

결국 고개를 숙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이재오 사퇴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 최고위원의 '집권 후 신당 추진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가뜩이나 '박심(朴心)'을 잡아 이회창 전 총재의 정치적 결단을 저지해야 할 이명박 후보 측이지만, 박 전 대표 진영을 겨냥해 '꼴통수구'라고 몰아붙인 이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한나라당 내분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 변화 없으면 집권 후 신당으로"
  
  <부산일보>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이 최고위원은 지난 달 말 충남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2007 국민승리연합' 중앙위원 워크숍에서 "한나라당이 과거정치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게 '꼴통수구'라는 이미지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100여 개의 한나라당 외곽 지지그룹으로 구성된 연대모임으로, 지난 경선과정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급기야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집권 이후 신당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계로 대표되고 있는 '전통보수' 세력을 배제한 '이명박당 창당'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
  
  논란이 불거지자 이 최고위원은 즉각 "한 마디로 근거 없는 이야기이자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행사에 가서 축사를 한 일은 있지만 그렇게 말한 적은 절대 없다"면서 "당이 집권해 국민적 기반을 넓히려면 국민운동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지만, (신당 창당과 같은) 그런 식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근혜 측 "이명박과 교감 없이 나올 수 있는 발언 아냐"
  
  일단 '오보'라면서 발을 뺀 셈이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핵심 측근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욕하면서 닮는다고 노무현 대통령 식의 '갈라치기 정치'를 이명박 후보 측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후보의 '집권 후 권력독식 시나리오'의 서막이 오른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제 이재오 최고위원 문제는 당직 사퇴 정도로 해결될 수 없는 지경으로 가는 것 같다"면서 "신당 운운하는 것은 이명박 후보와의 교감이 없이 나올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측근들도 "명백한 자기부정이자 해당행위", "집권하면 싹 쓸어버리고 당을 깨뜨린다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인 이 최고위원의 '사과'가 있은 지 몇 시간 만에 불거진 '신당 발언' 논란으로 당의 분열상은 오히려 극대화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