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성남을 방문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자당 후보인 신상진 후보를 지원사격하며 입을 모아 '종북 척결'을 외쳤다. 재보선 레이스에 본격 시동을 걸며 새누리당이 집어 든 첫 카드는 역시나 '종북'이었다.
19일 오전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성남 중원은 종북 세력의 중심"이라면서 "많은 주민 가슴 속에 종북 세력이 파고들고 있다. 종북 연대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신 후보와 노동운동을 함께 한 이력을 가진 김 위원장은 "우리 신상진 동지야 말로 종북 세력의 온상이 된 중원 지역을 진정한 애국의 중심으로 바꿀 적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선거는 단순히 중원 발전, 성남 발전을 위한 선거가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의 헌법을 흔들고 국기를 흔들고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는 종북 세력의 핵심을 깨는 게 이번 선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비게 된 지역구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해 지역 내 보수 진영은 물론, '종북' 낙인을 벗고 싶어하는 민심까지 끌어당겨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 선거는 그냥 당의 선거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종북세력에 넘기느냐 구해내느냐는 중요한 한판 승부"라고도 했다.
김문수 위원장뿐이 아니다. 때때로 김 위원장과 마찰을 빚어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번에는 김 위원장과 입을 맞춰 종북 몰이에 나섰다.
그는 "이번 선거는 통합진보당이 헌법에서 정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그 핵심이 내란을 선동한 데 따른 헌재의 해산 결정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면서 "어느 정당의 후보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리나라의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후보인가를 선택하는 그런 선거"라고 말했다.
인근 지역구(경기 광주) 의원인 노철래 의원도 가세했다. 노 의원은 김미희 구 통진당 의원이 성남 중원을 대표하는 의원이었던 지난 세월을 '잃어버린 3년'이라고 규정한 후 "통진당 의원으로서 좌파 역할만 했지 지역 현안 해결에는 등한시했다"고 말했다.
지도부와 동료 의원들의 이 같은 '지원 사격'에 신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족한 제가 사과 올리겠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도 모였다.
그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과 전 통진당의 야권연대라는 야합으로 우리 성남중원의 발전과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중원구 여러분께 심려 끼친 점 사과 올린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이 같은 '종북' 몰이가 그러나 정작 선거 승리에 별다른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는 당내 우려도 포착된다.
이번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한 여당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에선 '경제 정당'을 내세우는데 우리는 종북 몰이만 하다 끝날까 걱정된다"면서 "새로울 게 하나 없는 선거 전략이라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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