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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식' 만들던 병원 노동자 과로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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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식' 만들던 병원 노동자 과로사…왜?

서울대병원 노조 "인력 부족 해결하고, 산재 승인해야"

서울대학교병원 아랍 환자의 '할랄식' 조리 업무를 하느라 초과 노동을 해왔던 노동자가 과로로 숨졌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하 서울대병원 노조)는 18일 해당 노동자에 대한 산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1997년부터 사망 직전까지 15년간 서울대병원 급식영양과에서 조리 업무를 맡은 나모(45) 씨는 지난해 5월 10일 퇴근 후 자택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나 씨는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호전되지 못하고 5일 뒤 숨을 거뒀다.

사인은 만성적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급식영양과에서는 실질적인 조리 업무 담당자 49명이 1150여 명의 환자 식사를 만들고 있는데, 고인은 사망 전 5개월 동안 집중적인 새벽 근무로 피로를 호소해왔다. 

특히 고인은 쓰러지기 전날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아랍 환자를 위한 '할랄식' 조리 업무를 하느라 8시간 특근을 했다. 사망 직전 일주일 동안은 55시간 동안 일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하는 음식을 뜻한다. '할랄식' 메뉴에는 재료도 제한될 뿐 아니라 도축 방식에서도 피를 완전히 빼야 하는 등 조건이 붙는다. "할랄식 조리 과정이 복잡한 만큼, 급식영양과는 인원 부족에 시달렸다"고 서울대병원 노조는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아랍 환자 증가와 할랄식 특성으로 인력이 더 필요했지만, 노조의 요구로 인력이 충원됐을 때는 고인이 사망한 후인 2014년 말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임상혁 원진재단부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과 신동희 녹색병원 의사는 고인의 업무관련성 평가 소견서를 통해 "평소 기저 질환이 없던 고인이 과중한 업무량, 만성적 스트레스, 교대 근무, 연장 근무 등에 노출된 뒤 갑작스러운 심혈관계 질환을 얻었다"며 산재일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근로복지공단은 고인에 대한 산재를 승인하고, 서울대병원은 환자와 노동자를 위해 노동조합의 인력 충원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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