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의 '차떼기 수첩' 폭로를 두고 정치권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 수첩의 작성자로 지목된 최병렬 전 대표는 수첩의 존재 여부와 공개 여부에 대해 모두 "노코멘트"라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기사 : 李-昌 '전면전'…"'차떼기 수첩' 공개하면")
최 전 대표는 1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방호 총장의 '최병렬 수첩' 발언에 대해 "황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전 대표는 "이야기를 해도 내가 해야지, 내 이야기를 왜 지가 하느냐"고 반문해 수첩이 실재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사우나에 갔다가 나와 보니 전화가 많이 와 있더라"면서 "허, 이것 참…"이라고 혀를 찼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한 목소리로 이명박 후보 진영을 비난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의원은 "우리는 상관할 일 아니다"면서도 "이 후보 진영에 양식이 있다면 이런 해당행위를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방호 총장의 폭로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얼마나 다급했으면 이런 짓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의 다른 한 측근은 "한 마디로 '좌충우돌'이 아니냐"면서 "이런 일이 이명박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어떻게 했는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 후보 측이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도 아직 남아 있는 앙금이 많은 마당에 아직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이 전 총재에게 폭력에 가까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력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냐"면서 "이명박 후보는 모두를 적으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명박은 몰랐다?
이명박 후보는 일단 "이방호 사무총장이 상의도 없이 벌인 일"이라는 입장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이 사무총장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내에서 협의된 사항이 아니고 후보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사무총장이 독자적인 선대본부장으로서 독자적 언급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아직 이 전 총재가 출마를 선언한 것도 아니다"면서 "여전히 이 전 총재를 모시고 가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혹시 이중 플레이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중 플레이를 하려면 이렇게 '하수 이중플레이를 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후보 본인도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를 받은 이 후보는 이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왜 의논도 없이 총장이 직접 나섰느냐"고 질타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원과의 화상대회 직후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전 총재 지지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채 "그렇게 높게 나왔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평가를 좀 해 달라'는 거듭된 질문에 대해서도 "나오는 대로지 뭐"라며 가볍게 받아 넘겼다. 일단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으로 받아 넘긴 것.
그러나 이명박 선대위의 핵심인사인 이방호 사무총장이 이 후보나 선대위 주요 인사들과 아무런 교감 없이 이 같은 일을 벌였겠느냐는 의구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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