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향해 "좌시하지 않겠다"던 이 최고위원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직접 드러낸 셈. 특히 박 전 대표의 이같은 반응은 연말 대선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과 맞물린 '보수진영의 내분' 시나리오에 더욱 힘을 싣는 것이라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들고 만나 "이재오 최고위원의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너무 오만의 극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굳은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한 뒤 되돌아 온 답변이었다.
박 전 대표는 김무성 의원의 최고위원직 지명과 관련해선 "원래 그렇게 하기로 이야기가 돼 있었는데, 너무 많이 늦어진 것"이라며 이 최고위원에 대한 '분노'와 최고위원 지명 문제를 별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선캠프의 좌장 역할을 해 온 김 의원을 지도부에 합류시키는 것으로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했던 이명박 후보 측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그는 이 후보 측이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이 후보 쪽에서) 만나자고 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과 관련해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전 총재와 이명박 후보 사이에서 '자신의 선택'에 이목을 집중시킴으로써 자신의 정치력과 몸값을 극대화하려는 계산된 행동처럼 보였다.
김무성 "朴 잡으면 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문제"
그 동안 '침묵'을 지켰던 박 전 대표가 직접 이재오 최고위원을 겨냥하고 나섬에 따라 김무성 의원의 최고위원직 수락으로 '봉합'국면에 접어들었던 한나라당의 내분 기류는 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 동안 이명박 후보와 당 지도부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과 맞물려 '캐스팅 보트'를 쥔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을 붙잡으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직접 이런 시도에 찬물을 끼얹은 셈.
당 최고위원직을 수락한 김무성 의원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만 잡으면 이 전 총재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라면서 "그 분이 15% 대의 지지를 받는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 측에서 이 전 총재를 더 자극하지 말고 대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조건 신당 후보 대하듯 이 전 총재를 대해선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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