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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번엔 '법명 거짓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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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 이번엔 '법명 거짓말 파문'

부인은 법회참석, 후보는 교회에서 '손사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말'이 또 다시 '화'를 불렀다. 이번엔 부인 김윤옥 씨가 불교 법회에 참석해 법명(法名)을 받은 일을 기독교 행사에 참석한 이 후보가 부인하면서 불거진 '법명 거짓말 파문'이다.

이명박 "법명? 아내는 나보다 더한 기도꾼"

김 씨는 지난 20일 강원도 영월 법흥사에서 열린 '도선사 108 산사순례 기도회'에 참석해 서울 도선사 혜자 주지로부터 '연화심(蓮華心)'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이는 이 후보와 김 씨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점을 두고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던 불심(佛心)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받아 들여졌다.
▲ 지난 7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이명박 후보가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파문은 이 후보가 기독교 행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적극 부인하면서부터 일기 시작했다. 교계언론인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9일 서울교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아내가) 절에서 하는 법회에 참석했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고, (법명도) 스님이 부인에게 얼굴이 연꽃 같다고 말한 것이 와전돼 그렇게 알려졌다"면서 관련된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이 후보는 "이 후보의 부인이 법회에 참석해 법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후보는 종교다원주의자가 아니냐"는 한 목사의 질문에 "우리 부인은 저보다 더 앞서가는 기도꾼이다. 그런 점은 걱정 말아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예수님의 리더십이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이라고까지 했다. 그는 "여기 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불교계 "이명박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불교계에선 당장 발끈하고 나섰다. 애초 김윤옥 씨가 법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보도하기도 했던 <법보신문>은 30일 "이 후보가 자신의 텃밭인 기독교계를 달래기 위해 불교계에서 있었던 일조차 왜곡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특히 "이 후보의 부인이 이날 연화심이라는 법명을 받았다는 사실은 현재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는 불교 관계자도 인정했던 명백한 사항"이라면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불교계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법회에 참석한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는 발언을 두고도 이 신문은 "이 기도회는 삼귀의, 반야심경은 물론 108참회 기도, 신묘장구대다라니 등을 비롯해 혜자 스님의 법문이 이어진다"면서 "이는 성지순례인 동시에 명백한 법회"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신문은 "조계종 중진 스님들 및 불교단체 지도자 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중진 스님들의 지지도는 겨우 2.5%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서울시 봉헌', '대선 결과는 하나님이 주는 것', '대통령직보다 장로가 더 중요'라는 등 이 후보의 말과 행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법명은 받았지만 정식 법명은 아니다"

이 후보 측에서는 일단 파문의 진화에 나섰다. 한나라당 내 불교계 '창구'로 잘 알려진 주호영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정식으로 법명을 받기 위해선 필요한 절차들이 있는데, 김윤옥 씨에 대해선 단지 현장에서 주지스님이 '너를 이렇게 부르겠다'고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이것이 법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정식으로 법명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면서 "결국 이 후보의 말은 이런 사정을 설명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은 것을 크게 보도해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이 가장 큰 문제"라고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반면 정치권에선 당장 비난이 일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최재천 대변인은 31일 논평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사찰과 성당과 교회는 단순한 표밭일 뿐이냐"면서 "이 후보는 두 마리 표밭을 쫒는 것처럼 두 종교를 쫒아다니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후보는 종교마저도 전인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이중성이 불신을 낳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전민용 부대변인도 "이명박 후보의 말 바꾸기와 거짓말은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면서 "거짓으로 쌓아올린 그의 모래성은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서는 대선 전에 무너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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