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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이명박의 '이상한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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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이명박의 '이상한 커넥션'?

"김경준 말만 듣고 투자했다"더니…

'BBK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하나은행과 이명박 후보의 관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이 최근 공개한 '하나은행 내부 품의서'를 두고 벌어진 공방 도중 하나은행이 이명박 후보를 감싸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해명자료를 통해 "BBK의 실제 주인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 후보 측도 "하나은행은 김경준의 말만 듣고 LKe뱅크가 BBK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했다"고 해명한 상황. 이 후보와 하나은행이 한 목소리로 의혹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의혹은 핵심은 지난 2000년 5억 원을 LKe뱅크에 투자한 하나은행이 이 후보와 BBK의 관계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다.

"김승유 회장, 이명박과 고대동문으로…"
▲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 ⓒ프레시안

신당 정봉주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경준의 설명만 들었다'는 이 후보와 하나은행 측의 해명과는 달리 2000년 당시 투자설명회에는 이 후보의 핵심측근인 김백준 씨가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2000년 5월3일 LKe뱅크 사무실에서 열린 1차 설명회에 참석한 것은 김경준 LKe뱅크 당시 사장, 김백준 부회장, 허민회 부장 등과, 하나은행 측에선 이부성 벤처투자팀장, 이정배 벤처수석심사역 등 2명이었다.

같은 달 15일 하나은행 본사에서 열린 2차 설명회에도 LKe뱅크에서는 김경준 사장, 김백준 부회장, 오영석 감사, 허민회 부장이 참석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1차 설명회는 확인을 더 해봐야겠지만 2차 설명회에 김백준 씨가 참석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당시 설명회에서는 LKe뱅크가 홀딩컴퍼니, 즉 지주회사였으며 자회사인 BBK와 EBK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설명을 하나은행 측에 했다"고 주장했다.

즉 "사업설명회에는 이 후보의 최측근이자 현재도 이 후보의 법률대리인인 김백준 사장이 참석했는데, 이를 '김경준의 단독 프리젠테이션'이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라는 게 정 의원의 주장.

정 의원은 "(2000년 당시)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명박 후보와 고대 동문관계이고, 본사 지하식당에는 이명박 후보와 김 회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면서 "이 관계 속에서 하나은행이 (잘못된 투자였다는 점을 시인하는) 자해를 하면서까지 이 후보를 감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이명박 BBK 의결권 행사" 정관도 사전에 인지

특히 하나은행이 LKe뱅크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 직전 BBK의 정관에 이명박 후보의 의사결정권 조항이 들어간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점도 의혹을 증폭시켰다.

<한겨레> 이날 보도에 따르면 LKe뱅크는 지난 2000년 6월21일 하나은행 측에 BBK의 변경된 정관을 팩스로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팩스에는 "이사회 과반수 결의에는 발기인인 이명박 및 김경준이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이명박 및 김경준이 지명한 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BBK 정관 30조 2항이 담겨 있었다.

결국 하나은행은 당시 BBK에 이 후보가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은행은 그 다음 날인 22일 LKe뱅크에 5억 원을 투자할 것을 제안하는 품의서를 작성했다. 이미 보도된 대로 이 품의서는 "LKe뱅크가 BBK를 100%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당시 이 팩스를 받았던 하나은행 오 모 과장과 2000년 당시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던 하나은행 측 인사들은 모두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발을 빼고 있는 상황. "우리 측의 연락을 모두 피하고 있다"는 게 정봉주 의원의 설명이다.

정 의원은 "하나은행은 당시의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면서 "BBK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거짓말로 일관하던 이명박 후보도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고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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