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흡수통일 준비하고 있다?

통준위 "사실 무근"…청와대도 '당혹'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정종욱 민간부문 부위원장이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팀 형태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준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지난 10일 정 부위원장은 ROTC 중앙회가 주최한 조찬 포험에서 "통일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로드맵이 있으며 비합의 통일이나 체제통일에 대한 팀이 우리 조직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 내 다른 조직에서도 체제 통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체제·흡수 통일은 하기 싫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에서 '통일 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통준위는 11일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정부는 합의에 의한 평화통일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부입장에 따라 통일준비위원회도 통일과정과 통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항 등을 연구해 오고 있다"면서 "해당 강연에서 정 부위원장은 이러한 점을 설명하면서, 통일비용 측면에서도 합의를 통한 통일이 훨씬 부담이 적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통준위는 또 "비합의 통일이나 흡수통일에 대한 팀이 통일준비위원회에 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흡수통일이나 체제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통준위 외교안보분야의 민간 위원인 문정인 연세대학교 교수 역시 통준위 내에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팀이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위원회가 소속 위원이 모르는 태스크 포스(TF)팀을 따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통일준비위원회는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고,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흡수 통일준비팀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이후 추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합의에 의한 평화통일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같은 정부의 입장에 따라 통일준비위는 통일 과정과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정 부위원장은 해당 강연에서도 이런 부분을 강조하면서 통일비용면에서 합의를 통한 통일이 부담이 적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정 부위원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