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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산성 쌓은 대통령, 국정원 개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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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산성 쌓은 대통령, 국정원 개혁은?"

이병기 비서실장 임명…이병호 국정원장 내정자 논란 확산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중동 4개국 순방을 떠나기 전 이병기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을 정식 임명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앞서 이 실장은 임명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청와대로 출근해 수석실별로 업무보고를 받는 등 사실상 업무를 시작했다.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 청와대에 남아 수석비서관 회의 등을 주재하며 현안을 챙긴다.

하지만 최초의 국정원장 출신 이병기 비서실장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유감"을 표명했을 정도다.

야당의 비판은 '유감' 정도를 넘어선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1일 논평을 내고 "친박산성을 쌓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최근 개각에 더해, 음지를 지향한다는 현직 국정원장을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로 불러들인 이유는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고 해도 해석할 도리가 없다"고 비난했다.

현직 국정원장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전형적인 "돌려막기 인사"라고 비판한 뒤, "내각도 친박, 청와대도 친박, 별도로 꾸린 청와대 특보단도 친박, 온통 친박산성에 둘러싸여 계시면 국민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가 없다"며 "민심과는 상관없이 나 혼자 알아서 가겠다는 독불장군식 국정운영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과 같다"고 평했다.

특히 이병기 비서실장 인사는 후임 국정원장 인사와 맞물려 야당의 반발을 더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비서실장 후임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이병호 전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은 75세의 고령인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을 "북한의 적화책동을 돕는 이적행위"(<월간조선>, 2012. 5)라고 평가하는 등 대결적 대북관을 갖고 있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유은혜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국정원 개혁'은 해를 두 번 넘겨도 찾아볼 수 없고, 대통령은 국정원을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것만 드러나고 있다"며 "남재준 원장 시절에는 연이은 ‘셀프개혁’ 면죄부로 국정원을 감쌌던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가. 이번에는 국정원 개혁을 책임질 적임자라며 임명한 이병기 원장을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급한 불 끄자고 청와대로 불러들였다. 애초 국정원 개혁에는 뜻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이병호 내정자가 "선거 개입 사실이 드러난 후에는 국정원 개혁 요구를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로 폄하하고, 노골적으로 국정원 개혁에 반대"(<문화일보>, 2013. 10. 17)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내정자는 국정원 개혁의 수장은커녕 후퇴의 선봉대가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더 위험한 국정원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기우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야당은 지난달 25일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국정원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폭로한 일을 거론하면서 '국정원 개혁' 문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이 보낸 국정원 직원이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선물인) 명품 시계 얘기로 언론 플레이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에 국정원의 개입 관련) 국민적 의혹의 눈덩이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은 깊어져 가고 있다"며 "의아스럽게도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우병우 중수부 1과장은 지금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서 사정라인을 총괄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고, 1997년 북풍사건으로 정치공작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병기 씨는 현 국정원장이자 바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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