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건 끝에 결국 사퇴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을 하고 난 다음에 학교 현장에서 여러 부작용이 벌어졌다"며 "변기 고장나고 화장실 문짝이 떨어져도 고칠 돈이 없(을 거라)는 예상이 현실화됐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2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증세-복지 논란과 관련해 "이미 사회적인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이 돼 있다"며 "그동안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예상됐던 부작용들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런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그러면서 '부작용'에 대해 "아이들 추운데 따뜻하게 해 주지도 못하고, 더운데 에어컨도 못 틀어주고, 변기가 고장나고 화장실 문짝이 떨어져도 고칠 돈이 없(을 거라)는 예상을 당시 했었지 않나"라며 "어느 한 쪽에 돈이 이렇게 쓰이면 정작 필요한 교육의 본질적인 곳에 돈이 쓰일 수가 없게 된다는 우려가 있었고 그것이 현실화됐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장 자리에 있던 지난 2011년 8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고(☞관련기사 : 오세훈 "주민투표 무효되면 시장직 사퇴하겠다"), 결국 투표율 미달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관련기사 : 오세훈 사퇴 "그래도 무상급식은 안 돼")
그는 당시의 주민투표에 대해 "소득 상위 30%만 빼고 주자, 이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더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자평하며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현금을 나눠주는 식의 복지는 절대 금물이라는 큰 원칙에 따라서 협상을 했었는데 당시 시의회가 3분의2 이상이 야당이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해도 재의결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배경이 있었다"고 투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무상보육 정책에 대해서도 "집안 형편에 따라서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집안도 분명히 있는데, 돈을 일률적으로 나눠주다 보니까 집에서 키울 수 있는 분도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그 과정에서 (어린이집의) 수용 한계에 다다름으로써 생기는 아동학대 문제 등 부작용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집 학대 사건의 원인을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서 집에서 키울 수 있는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가정에 돌린 셈이다.
그는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 정책을 선별적 복지로 되돌려야 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걸 선별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좀 디테일한 면에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그 말씀이 맞다"고 했다.
그는 정치 복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재선 서울시장까지 했던 사람으로서 사회·정치적인 책임은 늘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마음"이라고만 했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해가야 할 문제일 것 같다"고 여지를 뒀다.
한편 그는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린 정치자금법에 대해 최근 선관위가 법인이나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제안한 것과 관련, "고뇌는 이해합니다만 올바른 방향은 아닌 것 같다"며 정경유착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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