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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겨울에 반팔이냐고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따뜻함이 병을 이긴다

"날씨도 추운데 왜 반팔 옷을 입고 계세요?"
"오늘 좀 춥긴 하네요. 그래도 저는 안에서 진료하고 있어서 괜찮습니다."

몸이 좋지 않을 때를 제외하면 거의 일 년 내내 반팔 가운을 입고 있는데, 겨울에는 나이 드신 환자분들이 종종 춥지 않냐고 물으십니다. 진료실 안에만 있어서 괜찮다고 하면, 젊어서 그런가 보다고들 하시지요. 그러면 웃으면서 그렇게 젊지도 않다고 말씀드리지만, 실제로 반팔을 입고 진료하는 것은 제 몸을 온도계로 쓰기 위해서입니다.

한의원에 오신 분들은 감기로 열이 나는 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몸이 차가워져 있습니다. 환자분 스스로도 몸이 차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고, 치료를 받을 때 진료실 온도가 조금만 낮아도 춥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세가 많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더하고, 나이가 젊어도 과로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분들은 추위를 잘 탑니다. 이렇다 보니 진료실 안의 온도는 가능하면 조금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개인적인 경험으로 반팔을 입고 있는 제가 추위를 느끼지 않고 진료할 수 있는 정도면 적당합니다. 물론 조금 더 따뜻하게 하면 좋겠지만 난방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을 적정온도로 정해둔 것이지요.

최근에는 면역력과 체온과의 관계에 대한 많이들 이야기 하는데, 우리 몸이 냉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병에 걸리기 쉽고 잘 낫지 않는다고 합니다. 체온을 낮게 하는 생활습관으로 인해 면역기능이 저하되었는지, 아니면 만성질환이나 중증 질환을 앓으면서 몸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체온이 낮아졌는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 몸이 36.5도 정도에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은 그 온도가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아마도 지구환경의 변화에 맞춰 적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을 것이고요. 때론 바이러스나 세균의 침입에 대응하기 위해 체온을 높이기도 하지만 곧 원상복귀 됩니다. 그런데 만약 체온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우리 몸의 정상세포의 활성은 떨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각종 기능들이 저하되게 되어 병에 쉽게 걸리고 잘 낫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마치 겨울이 되면 자연계의 모든 동식물들의 활동이 줄어드는 것 처럼 말이죠. 하지만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는 것처럼, 우리 몸 또한 다시 좋은 체온으로 회복시켜 주면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회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급성질환 보다는 만성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이나 류머티즘과 같은 면역관련 질환을 치유할 때 자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지병이 있는 분들이라면 자신의 체온을 확인해 보고 좋은 상태로 회복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내 활동을 줄인 자연의 동식물들이 봄이 되면 다시 소생합니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산이리의 한 비닐하우스에 연분홍빛 복숭아 꽃이 활짝 폈습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몸을 차갑게 하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차가운 환경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삼가고, 생냉지물(生冷之物) 이라고 표현하는 날 음식과 성질이 차가운 채소와 과일 그리고 음료 등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채소와 과일을 먹더라도 그 차고 따뜻한 성질을 잘 배합해서 치우치지 않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조리할 때 가능한 자연상태에 가까운 식재료를 쓰고 정제된 식품의 섭취를 삼가야 합니다. 정제식품은 영양을 공급하기 보다는 그 대사과정에서 몸에 필요한 영양을 소비시키는 측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적당한 신체활동과 함께 일정시간 햇볕을 쬐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고, 느리고 깊은 호흡훈련을 통해 세포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시켜 주면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려면 중완혈이나 관원혈과 같은 복부에 있는 혈자리 주위에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 뜸을 꾸준히 떠주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참 어려운 일이지만 감정을 너무 과하게 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분노로 인한 화는 끓어 올랐다가 내려가면 몸을 차갑게 식히고, 우울한 감정은 기의 흐름을 정체시키고 여러 기능을 침체시킵니다. 다른 목적이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해서 감정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몸은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 지면 스스로 건강을 잘 회복합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음을 온화하게 갖는 일은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건강의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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