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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임태희, 비밀접촉 팩트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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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임태희, 비밀접촉 팩트가 다르다"

[MB의 시간과 비용] <1>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기록물 자체로 가치는 있다. 그러나 읽는데 곤혹스럽다."

많은 이들이 <대통령의 시간>을 읽으며 내놓은 총평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화제다. 퇴임한 지 2년 만에 이런 회고록을 냈다는 것 자체도 놀랍지만, 그 내용이 황당해서 그렇다. 누군가는 이를 '공상과학소설'로, 또 누군가는 이를 '공소장에 앞선 피의자 조서'로 표현하기도 했다.

<프레시안>은 이 회고록이 어느 정도 진실인지, 어디까지 우리가 믿을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조금 더 세밀하게 접근해보기로 했다. 대통령 회고록이 갖는 무게 때문이다. 이 회고록과 무관하게 <프레시안>은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와 함께 지난해부터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자체적인 검증 작업을 벌여왔다. 그 작업을 묶어서 낸 책이 <MB의 비용>이다.

'MB의 시간과 비용'이라는 기획은 철저하게 이명박 정부의 정책 평가를 위한 기획이다. 회고록 중 크게 논란이 된 한미 쇠고기 협상, 대북 관계, 외교 안보 문제, 4대강 사업 평가 등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조목조목 따져봤다. 많은 독자들을 대신해 <대통령의 시간>을 낱낱이 해체 재구성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히틀러 책은 재밌게라도 봤지"

프레시안 : 회고록 읽어 봤나?

김종대 : 내 분야만 읽었다.

프레시안 : 총평은? 어떻게 읽었는가?

김종대 : 하나의 글을 읽는다는 게 이렇게 불편할 줄이야.(웃음)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런 글은 재밌게라도 봤다. 그런데 이 글은 상당히 불편했다.

프레시안 : 어떤 면에서 불편했나?

김종대 : 세가지 면에서 부족한 것 같았다. 첫째는 진정성. 이 글이 정말 다음 대통령에게 국가 정책을 잘할 수 있도록 하게 쓰여졌을까? 둘째는 진실성, 사실이냐 여부다. 가장 예민한 부분이 국방 안보라고 여겨지는데, 이 부분은 진실성(을 갖추지 못한) 문제가 특히 심각했다. 셋째는 적시성 부분인데, 왜 이 시점에 굳이 이런 류의 '자화자찬성' 책을 냈어야 했는가,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기록물로서 가치는 인정한다. 이것도 기록이다. 우리가 이 글을 대한민국의 자산으로 기록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치는 인정한다.

프레시안 : 이 책과 관련해 나온 평 중에, 이명박 정부의 참모들이 '안보 무능'으로 평가받게 될까봐, 본인들이 겪었던 사건의 내막을 빨리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기 변명을 하기 위해 서둘러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김종대 : 적시성에 관계된 부분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햇수로 3년이다. 그런데 정책이 아직 본 궤도에 못 올라와 있다. 남북관계가 특히 그렇다. 회고록이 나온 후에 외교 안보 관련 실세라고 불리던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이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정권의 잘못을 우리가 다 바로잡았다'는 취지의 발언들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국민은 앞으로 정부가 섣불리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면 호통을 칠 겁니다'라고 하더라. 쉽게 말하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관여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본 궤도에 오른 것도 없고 결실을 맺은 것도 없고 추진 중인 것도 없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뭐길래, 미리 예상하고 앞서서 견제하는 듯한 언행을 했을까. 이 부분은, 박근혜 정부가 아주 불쾌해 할 일이다. (박근혜 정부에) 굉장히 적대적인 표현들이다.

프레시안 : 김 전 비서관의 발언은, 좀 더 나아가면 박근혜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면 국민이 호통을 치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들린다. 남북정상회담을 하지 말라는 것 같기도 하다.

김종대 : 그런 말이나 다름없지 않나? 실제 회고록 내용이 그것을(정상회담) 견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요약하면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은 다 잘못된 것이었고, 자기가 한 길을 따라오라는 것인데...이런 식으로 미리 예단하고 견제하는 것을 보면, 이 전 대통령 자신이 아직도 대통령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의아하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프레시안(최형락)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의 말, 팩트가 다르다

프레시안 : 팩트 오류가 있는 부분도 발견했나?

김종대 : 팩트 논란이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게 남북정상회담 부분이다. 분명 작년에 임태희 전 비서실장이 여러차례 밝혔었다. 북한은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경제적 대가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경제적 대가를 미리 요구했다고 한다. 그것을 정상회담 계산서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완전히 결렬됐다는 것이다. 임태희가 누군가. 노동부장관을 했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다. 측근 중에 측근이다. 그런데 동일한 일을 두고 (임태희, 김태효) 둘이 다른 말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이해할 수 없다. 정상회담 묘사 과정에서 한가지 의미 있는 부분은, 일이 잘 진행되면 독일식 프라이카우프(freikauf, '자유를 산다'는 의미다. 서독은 동독의 정치범을 데려올 목적으로 현금과 현물을 비밀리에 동독 측에 제공했다. 편집자)를 택할 수 있다고 한 부분이다. 즉, 나중에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임태희 전 실장이 주장한 게 바로 이것이었다. 이 전 대통령 주변의 참모들이 이것을 오해하고, 사후적으로 대가를 지불하는 부분을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이라고 대통령에게 잘못 보고했다는 게, 임 전 실장의 주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술

2009년 11월 7일, 개성에서 우리 측 통일부와 북한 측 통일전선부의 실무 접촉이 있었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은 임태희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서명한 내용이라며 세 장짜리 합의서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북한이 제시한 문서에 의하면 정상회담을 하는 조건으로 우리 측이 옥수수 10만 톤, 쌀 40만 톤, 비료 30만 톤의 식량을 비롯하여 아스팔트 건설용 피치 1억 달러어치를 제공하고 북측의 국가개발은행 설립 자본금 100억 달러를 우리 정부가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북측이 8월에 정상회담을 처음 제안한 시점부터 줄곧 요구해온 조건과 동일했다. 문서에 지원 내역과 일정을 정리해놓은 것이 마치 무슨 정형화한 '정상회담 계산서'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임 장관을 불러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합의서를 써준 적은 없습니다. 회담이 중단된 후 통-통(통일부-통일전선부) 회담 날짜를 잡자고 하니 김양건이 그동안 어떤 내용이 논의되었는지를 확인만 해달라고 해서 확인해준 것은 있습니다. 김양건이 그대로 가면 죽는다고 해서.() (<대통령의 시간> 335페이지)
임태희 전 비서실장 인터뷰

북핵 문제가 정상회담 의제로 올라가는 데 거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원래는 싱가포르에서 내가 전권을 갖고 정상회담 협의를 마무리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협상 막바지에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결론을 내지 말고 최종 서명은 통일부에 넘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부장과 큰 원칙만 결정하고 실무협의는 통일부-통일전선부 회담에서 마무리하기로 이야기를 마쳤다. 내가 국회의원 신분이었다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합의를 끝냈어도 되는데 노동부장관 신분이었기에 마무리는 통일부-통일전선부 회담에서 맡는 것이 좋겠다는 정부 입장을 들었다.

그 후 장관급회담이 아닌 실무회담이 진행됐는데 양측이 싱가포르 협의의 연장선과는 다른 요구를 하면서 결국 정상회담이 무산됐다. 어디에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이 정상회담을 대가로 5억~6억 달러를 요구했기 때문에 무산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북한이 그런 요구를 했다면 대통령이 협상을 허용할 리 만무했을 것이며 실제 김양건 부장도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이 대목에서 임 전 실장은 지금 생각해도 많이 아쉽다는 듯 연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월간중앙> 201403호 中, 2014.02.17.)
프레시안 :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김종대 : 다시 정리해보자. 전제 조건은 없었다. '나중에 쌀, 비료를 지원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임 전 실장의 설명을 보자. 이것은 북한의 요구다. 즉 우리가 (북한의 요구에 앞서) 북한에 요구한 게 있다는 것이다. 국군 포로, 납북자 송환이다. (그동안) 의제로 안 받겠다고 했던 북한이, 이것을 의제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은 이런 말이다. 국군 포로, 납북자 송환이 이뤄졌을 때, 후불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행동별로 보조를 맞춰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프라이카우프다. (임 전 실장은) 이런 취지로 얘기했다. 심지어는 국군포로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데려오는 방안까지 논의했다는 것이다. 대북 지원은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의미다.

이를테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은 대북 지원 계획이다. 우리 측이 얘기한 것에 대해 성의를 보이면 우리도 추가로 성의를 보이겠다, 이 얘기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 당연한 거래다. 그런데 회고록에 나온 얘기는 무엇인가. 쌀, 비료 먼저 내놓고 옥수수 먼저 내놓으라고 하면서 정상회담에 가격을 매겨놓고 이것을 계산서로 하니까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임 전 실장은 '그런 회담이라면 내가 나갔겠느냐'고 한다. 그러니까, 너무 팩트가 안 맞는다. 어느 정도 안 맞아야지, 정 반대다.

프레시안 : 그런데, 회고록 말대로 '북한이 계산서를 내놓는다'고 하면서 왜 비밀 접촉은 매번 했을까?

김종대 : 유추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대가를 요구한 정상회담이 결렬되면, 반드시 북은 도발했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대청해전,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다.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면, 그 사건들에 앞서 남북회담이 결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은 항상 전제 조건 제시하고 결렬되면 포격했다고 한다. 항상 같은 식이었는데도 왜 이명박 정부는 늘 비밀 접촉을 했을까. 2009년에 싱가폴에서 비밀 접촉 했다가 결렬됐다. 2010년에, 우리 통일부와 북한 통전부가 접촉을 했는데 결렬됐다. 그 다음에 북한 보위부와 우리 국정원이 했다가 또 결렬됐고, 마지막에는 우리 측 김태효 전 비서관이 베이징에서 북측의 김양건을 만났는데, 정권 실세들까지 만났어도 결렬이 됐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나. 아무리 안보 위기가 있었다고 해도, 비밀 막후 접촉은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 쪽에서 바라는 게 있으니 만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 이어진다. 협상과 도발을 반복하는 패턴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 알고 있었다면, 임기 내내 비밀 접촉을 했다는 것은 또 무슨 말로 받아들여야 하나. 김태효 전 비서관은 북한과 접촉한 게 다섯 번이 아니고 수십번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수십번을 다 만나줬다는 것 아닌가. 이 책에서는 물론 북한이 만나달라고 애걸해서 만나줬다고 하는데, 아니, 그렇다면 그것처럼 버릇을 잘 못 들인 경우가 어디 있나.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야말로 도발한 후에 또 만나자고 하니까 '엇? 또 나오네?' 하면서 만나는, 그런 패턴이 아닌가.

프레시안 : 뒤집어 얘기하면 북한이 '도발하니까 만나주네?'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 같다.

김종대 : 그렇다. 적어도 '비밀접촉-도발' 패턴이 세 번 이상 반복된 것인데, 참 어이가 없고 한심한 일이다. 그렇게 북한을 못 다뤘다는 것이냐. 따지고 보면 역설적으로 비밀 접촉이 한반도에 위기를 초래한 것 아닌가. 그런데도 북한의 버릇을 제대로 들였다고 한다.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것이다. 과연 북한과 막후 접촉을 왜 했느냐. 정황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아쉬운 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밀 접촉이 애들 장난인가. 하다 안 되면 그만인 것인가. 그러다 몇 대 두들겨 맞으면 넘어가고, 또 다시 만나고 하는 것인가. 무능력을 변명으로 포장한 것이다.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일이다.

프레시안 : 중국의 원자바오 전 총리도 회고록에 끌어들여서 북한이 계속 안달이 났다고 하는 취지로 기록을 해 놓았다.

김종대 : 이것은 모멸감이라는 키워드로 봐야 할 것이다. 회고록으로 인해 북한에 모멸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와 감히 새로운 대화를 시도할 수 없도록 인격적, 정서적 도발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식의 감정 싸움, 모멸감으로 회고록 내용이 꽉 차 있다는 것, 사실은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다.

▲빌리브란트의 동방정책 비사,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비사 등을 들춰보는 이유가 있다. 큰 지도자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해 성과를 이뤘는가에 대한 서사적 흐름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회고록은 아무런 성과도 없는, 변명으로만 일관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왜 이렇게 기술했을까.

김종대 :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성과가 없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비하, 모멸감, 하대, 홀대가 사용된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남북한 차이'를 '남북한 차별'로 전환시켰다는 점이다. 북한과 우리는 문화나 사상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지 않으면 대화가 안 통한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은 이 '차이'를 '차별'로 전환시켰다. 거기에서 모멸감의 정체가 떠오른다. 북한으로 하여금 그것(모멸감)을 느끼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원자바오 전 총리를 끌어들이는 등, 무리수를 둬서라도 북한은 구걸하는 나라, 안되면 삐지고 이판사판인 나라라는 식으로 북한의 '비정상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비정상성은 차별 정책과 관련해 정당성을 안겨준다. 외교 관계에 있어서 다른 주체에 차별하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사실상 외교의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을 다음 정권을 향해 강조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이 책의 기술 방식이나, 어떤 태도를 보면 굉장히 앞뒤가 안 맞는 말들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김종대 : 북한의 악마성만 드러내면 대통령이나 우리나라 위기관리 집단의 무능력이 다 합리화되나. 앞으로 북한만 탓하고 있으면, 위기 관리에 문제가 있어도 다 무마가 되는 것인가. 이런 예를 들어보자. 산에 가면 독사가 위험하다. 물리면 죽는다. 그럼 독사를 탓해야 하나, 아니면 우리가 스스로 잘 대비해야 하나. 당연히 우리가 대비하는 게 우선이다. 상대방이 악마라도 우리가 어떻게 콘트롤해야 하는 지 고민해야 한다. 정책은 이런 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산에서 독사에게 물렸다고 독사가 살기 좋게 만든 환경보호론자들을 탓해야 하나? 이것이 종북몰이고, 색깔론이다.

빌리브란트의 동방정책 비사,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비사 등을 들춰보는 이유가 있다. 큰 지도자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해 성과를 이뤘는가에 대한 서사적 흐름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성과도 없는, 변명으로만 일관한 이명박 회고록을 보자. 크게 보면 그간 대북 정책 등은 하나의 실패다. 안보에서 실패하고 대북 정책에서 실패했다. 그렇다면 애초 가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데 왜 실패했고 얻은 교훈은 무엇인지 기술했어야 한다. 대부분의 정치인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에 대한 성찰, 반성, 안타까움에 대한 회고록이 돼야 정상인데, 그런 면에서 이 회고록은 비정상적인 회고록이다. 나는 전문가 입장에서, 이 책이 기록물로써 소장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어디서 실패했느냐 하면, 공감에서 실패했다. 이런 책은 냈다 하면 1만 권은 기본이다. 그런데 책은 잘 안 팔리는 것 같다. 파일로 요약본이 돌았어도 그 디테일이 알고 싶어 사람들이 구매했을 것인데.

(김종대 편집장 인터뷰 2부가 이어집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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