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증세가 배신이면 朴대통령은 이중 배신"

朴에 칼 뽑는 새정치연합…"대통령 아니라 국민이 배신감 느껴"

문재인 대표 체제 이틀째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는 국민 배신" 발언(☞관련기사 : 박근혜 "증세? 국민에게 할 소리냐?")과 관련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문재인 대표가 직접 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문 대표는 10일 '샐러리맨들과의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어제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하신 말씀을 듣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며 "박근혜 정부 들어 사실상 명시적으로 증세를 해놓고 마치 대통령은 증세를 막아내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현실을 너무 모르고 계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어떻게 저렇게 말씀하실 수 있을까"라며 "담뱃세를 올렸는데 그것은 명시적으로 세금을 올린 것이다.국세 세목도 신설했는데 그것은 증세가 아닌가? '13월의 세금폭탄' 연말정산으로 가난한 봉급쟁이들의 세금을 크게 올린 것, 이것은 증세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문 대표는 거꾸로 박 대통령에 대해 "배신이라고 한다면 2중의 배신"이라며 "우선 증세해서 배신이다. 또 대기업들에게 해줬던 법인세 특혜를 바로잡는 방식이 아니라 가난한 봉급쟁이들 지갑을 터는 방식의 증세(를 한 것은) 2중의 배신 아닌가"라고 했다.

앞서 이날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국민 배신'이라고 했는데 '증세 없는 복지'와 다른 주장을 하지 말라는 일방적 명령"이라며 "배신감을 느끼는 쪽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이다. 왜 지지율이 하염없이 추락하는지 이제 깨달을 때가 됐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복지 구조조정'은 그 발상부터 잘못이다. 근본 문제는 사회 안전망 부족"이라며 "이런 사고방식이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했다. 백재현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속임수를 동원해가며 담뱃세 인상을 추진했다"고 비난하며 "유승민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부자 감세' 철회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박 대통령은 이를 국민 배신으로 규정했다. 정부·여당의 혼선이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찬열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담뱃세, 연말정산은 증세 아니냐"며 "박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한 뒤에 이런 말씀을 하는 것 같다. 복지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것 또한 국민 배신"이라고 했다.

김성주 의원은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문제와, 그걸로 인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정치도 더 잘해보자는 그런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져 있다"는 박 대통령의 전날 회의 발언을 언급하며 "세금을 안 올리고 잘 해보자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데, 담뱃세와 연말정산 늘어난 것은 세금이 아니고 뭐냐. 그 '심오한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