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어린이집 학대 동영상보다 충격적인 것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어린이집 학대 동영상보다 충격적인 것은…"

여성단체 "어린이집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인천 송도 어린이집 학대 사건 이후 언론 보도가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하는 방향으로 쏟아졌다는 지적이 29일 제기됐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이날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가 주최한 보육 관련 긴급토론에 나와 "부모와 어린이집 교사의 불신을 부추기고, 직장맘과 전업맘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에도 도움이 안 될뿐 아니라 보육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의 실패를 뉴스가 나서서 가려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정주 소장은 인천 학대 사건 이후 지난 20일까지 8일 동안 지상파 3사, 종편 3사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언론의 보도 행태에 또 다른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언론은 첫 보도 때부터 관련 뉴스를 할 때마다 해당 학대 영상을 반복해서 틀어줬으며, 그 아이가 어떻게 맞고 있는지 마치 중계방송이라도 하듯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본인 역시 35개월 된 아이의 엄마라는 윤 소장은 "어린이집 학대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보게 될 때 폭행을 당한 아동과 부모뿐 아니라 국민 모두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당연히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도 증폭된다"며 "신뢰의 관계로 맺어져야 할 교사와 부모의 관계를 갈라놓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이어 "당정이 내놓은 대책도 언론은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확성기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책임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는 언론 보도는 "결국 부실한 검증의 주체인 정부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정부는 보육을 국가가 해결해야 할 공적 영역으로 보나?"

이 토론회에는 7세, 10세 아이를 키우는 전업맘 김영진 씨, 5세 아이의 아빠인 미디어스 김완 기자, 6세 아이를 둔 취업맘 이정해 씨, 임신 7개월차의 예비맘 지은 씨가 나와 어린이집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담 및 생각을 털어놓았다. 서로 다른 처지에 있었지만 이들은 "민간에 보육을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질문에서는 한 목소리였다. 

장모님과 어머님 두 분이 번갈아 아이를 돌봐주신다는 현직 기자 김완 씨는 "정부가 '보육은 국가가 할 일이 아니지만 요구가 있으니 돈으로 지원해준다'는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면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취업맘 이정해 씨는 "늘 아이에게도 죄인이고, 집에서도 죄인이고, 아이를 돌봐주는 시어머니에게도 죄인이고, 회사에서도 죄인이고, 어린이집 교사에게도 죄인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정해 씨는 "한 번도 어린이집 교사에게 내 아이의 일로 뭔가를 요구해본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특히 아이 어린이집을 구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자세히 밝히며 "아이는 형제를 원하는데 둘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또 낳으면 어디에 맡기지, 누가 봐주나'하는 고민 때문이었다"며 "나라에서는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지만 똑같은 생활을 반복한다는 것은 도저히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전업맘인 김영진 씨는 교사 1인당 아이 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만2세, 한국 나이로 4세인 아이들은 교사 1명이 9명을 담당하는데 너무 많다"고 말했다. 김 씨는 "4세 아이는 사회화가 덜 된 외계인 같은 존재이며 기다림을 배우지 못한 불나방 같은 존재"라며 "그런 존재를 한 선생님이 9명이나 본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곧 엄마가 될 지은 씨는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순간 어린이집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데 아이를 낳기 전부터 어린이집 문제를 걱정하고 두려워해야 하는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성 단체들이 생각하는 대안을 무엇일까? 이들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및 정부의 관리감독 확대, △아동 수 대비 보육교사의 비율을 높이고 보육교사에 대한 공적 관리시스템 마련, △어린이집 개방과 부모-교사 협력체계 형성을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