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한덕수 총리가 대독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내년도 예산안 내용과 기조를 설명하고 한미FTA 비준 동의와 방송통신위원회 법안 등 정부가 제출했거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통과를 당부했다.
또 노 대통령은 정부의 철저한 선거중립과 공정한 대선관리를 다짐하기도 했다.
다만 노 대통령은 파병연장 동의안 제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날 연설에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파병 연장 여부를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남북정상회담은 끝이 아니라 출발점"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대해 "군사적 신뢰 구축과 평화를 제도화하는 틀을 마련하고, 한 차원 높은 남북관계의 미래 비전을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서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직접 관련국들과 종전선언 문제를 협의·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정상회담에 앞서 개최된 6자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진전된 합의가 도출된 데 이어 남북정상이 이를 재확인함으로써 북핵문제도 빠른 속도로 완전한 해결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경제협력사업과 관련해서 "개성공단 2단계 개발에 착수하고 중장기적으로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한 노 대통령은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견인할 포괄적인 프로젝트로 서해에 '평화협력특별지대' 개발을 제의하고 남북간 합의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해 NLL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그로 인해 야기되는 서해 상의 긴장문제를 경제협력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군사안보벨트를 평화번영벨트로 전환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노력들은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활로가 되는 것은 물론,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적 과업을 이행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합의사항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기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미FTA 비준동의 절차 원만히 진행되길"
정치개혁, 과거사 문제 정리, 방폐장 선정, 용산 미군기지 이전 등 자신이 생각하는 현 정부의 '치적'을 한참 열거한 노 대통령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는 물론이고 일련의 FTA 추진에 대해 "아직까지 FTA에 대한 반대와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FTA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9월 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한 토론이 국회에서 심도있게 이루어지고, 비준동의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아직도 300여 건의 정부제출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 설립법안과 IPTV 도입을 위한 법안 △사회보험료의 부과 등에 관한 법률안 △국민연금법 추가 개정안 등의 연내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현행 선거법상의 중립조항을 놓고 다투고 있는 노 대통령은 "두 달 남짓 남은 대통령 선거에 대해 정부는 이번 선거가 헌정사상 가장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배하고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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