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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고추양념장과 감귤식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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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고추양념장과 감귤식초 만들기

[귀농통문] 만드는 거 어렵지 않아요

대도시 도시농부들, 주말농장에서 고추 농사로 태양초 고춧가루까지 내기 정말 쉽지 않지요. 그냥 나오는 대로 풋고추로 홍고추로 그때 그때 갈무리하는 것이 제 경험상 가장 현명한 방법 같습니다. 빨간 고춧가루 만든다고 덤벼들었다간 뜨거운 한여름철 마음고생만 잔뜩 합니다.

빨간 고춧가루는 전업농에게 맡기세요. 요즘 친환경으로 고추 재배하는 시골농부님들 많이 계십니다. 도시 주말농부들, 농사를 지어보며 건강한 먹을거리 농사의 소중함과 어려움을 익히 아는지라 도농 교류 직거래에도 점차 관심들이 많아지고 있지요.

해마다 하는 일이지만 올해도 고춧가루 공동구매 해보려 합니다. 올 여름이 마른 장마라 하여 고추 농사는 대풍이라는데 고춧가루 값은 헐값이라니 이런 때 도시농부들이 도움을 주고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각설하고 본론으로. 텃밭에 20주 남짓 심은 고추 농사, 한여름철 정말 마구마구 쏟아져나옵디다. 이른 홍고추와 풋고추들, 감당하기 벅찹니다. 늦여름쯤이면 약이 바짝 오른 고추들 한 입 베어물었다간 입안이 난리가 나지요. 고추장아찌, 고추부각도 만들어보지만 다 소화하기 힘듭니다. 고민을 거듭하며 자료를 검색하다가, 넘쳐나는 풋고추와 홍고추로 반드깨미(소꿉놀이 경상도 사투리) 시작했지요.

풋고추양념장 만들기


▲ 경기도 고양시 구산 노루뫼 농장 개인 텃밭에서 풋고추와 홍고추 수확. 꼭지 따고 깨끗이 씻습니다.

▲ 찜통에 살짝 쪄줍니다. 4~5분 찌는 까닭은 매운맛도 줄어들고 골고루 양념이 배어들게 하기 위함입니다.

▲ 쪄낸 고추를 충분히 식힌 다음 식힌 고추를 다져줍니다. 적당히 다져도 되겠지만 저는 잘게 다져주었습니다. 왼손으로 고추 잡고 두 시간 넘게 다지다 보니 한참 동안 왼손이 매운 기운으로 얼얼합니다.

▲ 양파도 잘게 다집니다. 양파 다질 땐 눈물이 글썽글썽.

▲ 양파 다져 넣고, 마늘도 다져 넣고, 통깨 적당히 넣고, 고춧가루도 조금 넣고, 간장은 자작하게 넣습니다.

▲ 골고루 잘 섞어주고 소독한 재활용 병에 담았습니다.

아주 뿌듯합니다. 여기저기 나눔해야겠어요. 정식 이름은 '풋고추양념장'으로 정했습니다. 갓 지은 따끈한 밥에 풋고추양념장 넣고 들기름 조금 넣어 쓱싹~ 쓱싹~ 비벼 한 입 넣으니 정말 맛나요. 이거이거 밥도둑이 분명합니다. 넘쳐나는 풋고추,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두부나 가지 데쳐 얹어 먹어도 좋고, 가을상추나 어린 김장배추 양념장으로 무쳐 바로 드실 수도 있습니다.


10월 말 11월 초 끝물 고추 수확할 때 풋고추는 물론 고추 잎도 함께 거두어 살짝 쪄서 말려두세요. 추운 겨울철에 한여름을 그리워하며 다시 불려나와 고추나물무침으로 또는 무말랭이 부재료로 요긴하게 쓰이지요.

지난 가을, 은평도시농업축제 행사 때 전시용으로 출점한다고 카카오스토리에 명아주지팡이를 알렸더니, 행사장 구경 오신 분들 가운데 명품 지팡이라고 알아주는 사람 더러 계십니다. 얼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께는 꼭 살 거면 알려주겠다 하니 슬며시 뒷걸음치시더군요, 히히. 헌데 역시 명품을 알아보시는 분 따로 계셔요. 같은 시각 카카오톡 스마트폰에선 불이 붙고 있었거든요. 제주에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답례품으로 감귤이 세 상자나 도착했습니다. 요즘 한창 제철인 무농약 친환경 감귤. 맛이 겁나게 좋아 두고두고 먹어도 되겠지만, 보내시면서 감귤식초를 담가보길 주문하시니 보내주신 지인께서 알려주신 레시피대로 담가보았습니다.

감귤식초 만들기

▲ 귤 10킬로그램, 누룩 200그램, 흰설탕 1.6킬로그램 준비.

▲부지런히 껍질을 깝니다.

▲ 흰설탕도 800그램 넣어 함께 잘 버무려줍니다.
▲ 올해 햅쌀로 막걸리 빚으려고 준비한 산성누룩 200그램을 넣습니다.
▲ 소독한 항아리에 담아 나머지 설탕 800그램 덮어 꾹꾹 눌러줍니다.
▲ 초파리가 오지 못하도록 광목천으로 밀봉합니다. 그러고 나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여 수시로 저어주거나 흔들어주면, 공기 속에 떠다니는 초산균이 감귤 표면에 초막이 생기게 해, 초산이 쉽게 침투하고 발효가 빨리 진행되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 여섯 달 정도 지나야 하얀 막이 생기면서 감귤식초가 된다고 하니. 끈기를 갖고 기다려야 맛난 천연식초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까고 난 껍질도 차로 달여 마실 수 있습니다. 깨끗이 씻어 말려 건조망에 넣어 베란다 밖에 걸어 말립니다.


추운 겨울철, 농장에서 따끈한 귤껍질차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추위를 녹이는 한 방법이 되겠지요. 식초 효능을 검색해보니, 천연식초는 해독제·소염제·청혈제로 아주 좋은 재료이며, 특히나 감귤식초는 동맥경화와 고협압 방지에 좋다고 하네요. 회원님들도 감귤식초 만들기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 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4년 9월 현재 71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 전국귀농운동본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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