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뿌듯합니다. 여기저기 나눔해야겠어요. 정식 이름은 '풋고추양념장'으로 정했습니다. 갓 지은 따끈한 밥에 풋고추양념장 넣고 들기름 조금 넣어 쓱싹~ 쓱싹~ 비벼 한 입 넣으니 정말 맛나요. 이거이거 밥도둑이 분명합니다. 넘쳐나는 풋고추,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두부나 가지 데쳐 얹어 먹어도 좋고, 가을상추나 어린 김장배추 양념장으로 무쳐 바로 드실 수도 있습니다.
10월 말 11월 초 끝물 고추 수확할 때 풋고추는 물론 고추 잎도 함께 거두어 살짝 쪄서 말려두세요. 추운 겨울철에 한여름을 그리워하며 다시 불려나와 고추나물무침으로 또는 무말랭이 부재료로 요긴하게 쓰이지요.
지난 가을, 은평도시농업축제 행사 때 전시용으로 출점한다고 카카오스토리에 명아주지팡이를 알렸더니, 행사장 구경 오신 분들 가운데 명품 지팡이라고 알아주는 사람 더러 계십니다. 얼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께는 꼭 살 거면 알려주겠다 하니 슬며시 뒷걸음치시더군요, 히히. 헌데 역시 명품을 알아보시는 분 따로 계셔요. 같은 시각 카카오톡 스마트폰에선 불이 붙고 있었거든요. 제주에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답례품으로 감귤이 세 상자나 도착했습니다. 요즘 한창 제철인 무농약 친환경 감귤. 맛이 겁나게 좋아 두고두고 먹어도 되겠지만, 보내시면서 감귤식초를 담가보길 주문하시니 보내주신 지인께서 알려주신 레시피대로 담가보았습니다.
◆ 감귤식초 만들기
▲ 귤 10킬로그램, 누룩 200그램, 흰설탕 1.6킬로그램 준비.
▲부지런히 껍질을 깝니다.
▲ 흰설탕도 800그램 넣어 함께 잘 버무려줍니다.
▲ 올해 햅쌀로 막걸리 빚으려고 준비한 산성누룩 200그램을 넣습니다.
▲ 소독한 항아리에 담아 나머지 설탕 800그램 덮어 꾹꾹 눌러줍니다.
▲ 초파리가 오지 못하도록 광목천으로 밀봉합니다. 그러고 나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여 수시로 저어주거나 흔들어주면, 공기 속에 떠다니는 초산균이 감귤 표면에 초막이 생기게 해, 초산이 쉽게 침투하고 발효가 빨리 진행되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 여섯 달 정도 지나야 하얀 막이 생기면서 감귤식초가 된다고 하니. 끈기를 갖고 기다려야 맛난 천연식초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까고 난 껍질도 차로 달여 마실 수 있습니다. 깨끗이 씻어 말려 건조망에 넣어 베란다 밖에 걸어 말립니다.
추운 겨울철, 농장에서 따끈한 귤껍질차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추위를 녹이는 한 방법이 되겠지요. 식초 효능을 검색해보니, 천연식초는 해독제·소염제·청혈제로 아주 좋은 재료이며, 특히나 감귤식초는 동맥경화와 고협압 방지에 좋다고 하네요. 회원님들도 감귤식초 만들기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 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4년 9월 현재 71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 전국귀농운동본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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