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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난타전…문재인 "대선 불출마? 생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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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새정치 난타전…문재인 "대선 불출마? 생각없다"

朴 "文 좌고우면 성격, 리더십 의문" vs 文 "朴은 호남 기득권의 상징"

새정치민주연합 새 대표를 뽑는 2.8 전당대회 경선이 후끈 달아올랐다. '빅2'로 불리는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TV 토론회에서 서로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난타전을 벌이면서다. 이에 앞서서도 양 후보 측은 인물 영입이나 여론조사 결과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 왔다. 대표 경선이 과열 양상을 띠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박지원 "문재인 대표 되면 '또다른 정동영' 나온다"

15일 광주 문화방송(MBC)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먼저 칼을 뽑았다. 박 의원은 "나는 원내대표 2번, 비대위원장을 2번 했다"며 "문 의원은 당 생활도 일천하고 아무 당무 경험이 없다. 늘 좌고우면하는 성격 아니냐. 과연 위기의 당을 이끌 리더십이 있나 의문"이라고 직접적으로 문 의원을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른바 '당·대권 분리론'의 연장선상에서 "문 의원은 (2012년 총선 때의) 박근혜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당 대표를 하면서 대권 후보도 거머쥐겠다고 한다"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오만·독선을 불러오고 당을 위기로 몰아넣을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2012년 당시) 새누리당은 위기에 처해 모든 계파에서 박 대통령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고 사실상 단일후보였지만, 새정치연합에는 문 의원 외에도 손학규·박원순·안철수·안희정·정세균·김두관 등 참 많은 유능한 대권후보가 있다"며 "문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대권 후보를 포기하겠나?"라고 물었다.

문 의원도 물러서지 않고 응전했다. 문 의원은 "다음 대선 불출마 선언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그런 말은 우리 당을 분열시키고 약화시키는 말"이라고 박 의원을 정면 비판했다. 박 의원이 '부산은 전략지역이니 문 의원이 당 대표가 돼도 출마해야 한다'고 자신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부산·영남에서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의 문재인을 만드는 길"이라고 맞받아쳤다.

박 의원은 그러자 "그럼 대선후보의 길로 가라"며 "꼭 대권·당권을 다 행사하겠다면 당에 '또다른 정동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문 의원이 대표가 되면, 경쟁자인 다른 대권 주자들이 탈당할 거라는 얘기다. 문 의원은 이에 대해 "대선을 접어두고 당을 살리는 데 제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응수했다.

문재인 "박지원 대표 되면 전횡하는 제왕적 대표 될 것"

문 의원의 반격도 이례적으로 직접적이고 수위가 높았다. 문 의원은 "박 의원은 정치를 오래 했고 관록도 대단하지만 당을 지금과 같은 당으로 만들지 않았나"라며 "그동안 보여준 리더십과 스타일을 보면, 만약 박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을 장악해서 전횡할 것 같고 '제왕적 대표'가 될 것 같다는 걱정이 당원 사이에 많다"고 비난했다.

또 문 의원은 "박 의원은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며 "박 의원은 우리 당의 '호남 기득권의 상징'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박 의원은 이에 발끈하며 "문 의원은 자꾸 저를 '호남 맹주'로 밀어 지역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이것이 네거티브"라고 했다. 박 의원은 역으로 "대선에서 호남에서 90% 표를 받았으면서 2년 반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호남을 위해 뭘 했나?"라고 문 의원을 몰아세우며 "그러면 (문 의원은) 영남 대표냐"고 했다.

이어 "영남에서 '이기는 선거'를 한다면서 조경태 의원 외에 문 의원 딱 한 명만 당선된 게 자랑스럽나"라며 박 의원은 "영남 대표론을 이야기하고 이기는 정당을 만든다는데 '진 사람'이 어떻게 이기는 정당을 만드나"라고 꼬집었다.

한편 문 의원은 이인영 의원에 대해서도 "연배는 셋 중 가장 어리지만 정치는 좀 오래 했고 최고위원도 역임했지 않느냐"며 "역시 오늘의 우리 당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486'도 당내 기득권 세력이 됐다는 비판들이 많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친노'가 계파로서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나?"라고 '돌직구'를 날리며 계파주의 극복 방안을 묻는 식으로 응수했다. 문 의원은 이 질문에 "친노-비노 프레임이 저 자신에게도 족쇄"라며 "친노 수장이라고 이야기되는 제가 그 문제를 풀지 않으면 누가 풀겠나"라고 정면으로 맞받았다. 문 의원은 "당 인사를 통해, 오히려 친노가 더 불이익을 받는 확실한 탕평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당원 여론조사, '노사모' 박지원 캠프 영입 놓고도 충돌

문 의원 측과 박 의원 측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서도 다른 사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 왔다.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은 것은 이같은 과정에서 누적된 앙금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한 여론조사 업체가 대의원과 당원 각 1000여 명 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3자 구도와 양자 구도 모두에서 문 의원을 앞선다고 발표했다. 문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여론조사 기관이나 조사 자체의 신뢰성을 알 수 없다"며 반발했다.

특히 문 의원 측 김기만 대변인은 "대의원 명단이야 공개돼 있으니 그렇다 쳐도, 권리당원 명부는 당에서만 보관하고 있고 각 후보 측에 주지 않는데 어떻게 조사를 했다는 거냐"고 권리당원 샘플 확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결국 박 의원 측 당원들만 조사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날 TV토론에서 "추락한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정당을 만들려면,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는 사람이 전면에서 당을 끌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또 박 의원 측이 전날 '행동하는 노사모'와 '깨어있는 노사모'라는 단체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보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지역모임 대표를 지냈다는 6명의 인사가 박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문 의원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문 의원 측은 "문 의원이 '클린 선거'를 말한 만큼 정면 대응을 하지 않겠다. 노사모가 낸 공식 성명을 참고해 달라"면서도 "'사람 빼오기' 같은 음습한 옛날 선거"라며 못내 불쾌감을 보였다.

노사모는 전날 "박 의원은 당 대표 선거를 위해 노사모의 이름을 파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 제하 성명에서 "노사모는 새정치연합 당 대표 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를 논의한 적이 없고, 박 의원을 지지한다는 결정을 한 적은 더더욱 없다"면서 "노사모 출범 이후 지역 대표를 거쳐 간 사람은 몇백 명이 넘는데, 그 중에서 현재 거의 활동도 안 하는 사람 몇 명이 '행동하는 노사모', '깨어있는 노사모'라고 갑자기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황당할 뿐"이라고 했었다.

반면 박 의원 측에서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중립을 지키지 않고 문 의원을 편들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참여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의원 측 김유정 대변인은 "우연인지, 사전에 치밀하게 조정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문 비대위원장과 문 후보의 발언은 희한하게도 항상 일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문 위원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뜨거운 이슈로 현재진행형인 '당·대권 분리론'에 대해 '쟁점으로서 가치가 없다'거나 '이미 소멸됐다'고 자의적으로 폄하했다"며 "이러한 말씀은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중립의무 위배"라고 했다.

이같은 과열 양상에 이인영 캠프 측도 가세했다. 이날 TV토론이 끝난 후, 이 의원 측 장진영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중 분해되고 말 것이고, 박지원 후보가 당권을 잡게 되면 우리 당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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