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건유출 배후설' 음종환 행정관 면직 처리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의 일으킨 점 책임지고 사표 제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의 배후로 지목한 당사자로 알려진 알려진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14일 사표를 제출했다. 청와대는 그의 사표를 수리하고 면직 처리할 방침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사표는 오늘 오후 늦게 냈고, 사의 표명은 그 이전에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다만 "음 행정관은 최근 자신이 했다고 보도된 발언과 관련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그의 면직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도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음 행정관 발언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민 대변인은 "새누리당 쪽에서 정무수석실에 확인 요청이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카메라에 찍힌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는 '문건 파동의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혀있었으며,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이러한 내용은 음 행정관이 지난해 말 술자리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사실관계 확인에 앞서 서둘러 그의 사표를 수리한 배경은 정국을 뒤흔든 문건 유출 파문의 여진이 당청관계의 균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당청관계가 다시금 난기류에 휘말리자 국정운영 동력 확보 차원에서 조기에 사태를 마무리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문건 유출 파문에 대한 유감 표명을 계기로 비선실세 논란을 마무리하려던 차에 이번 일로 문건 파동이 다시금 재연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내부 관계자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청와대 기강 해이가 도마에 오르고 인적 쇄신 요구가 거세진 데 따른 긴급 진화라는 얘기다.

음 행정관은 권영세 주중대사, 이정현 의원 등 친박 의원 출신들의 보좌관을 지낸데 이어 2012년 대선 당시 캠프의 공보단장이던 이 의원 밑에서 공보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정국을 뒤흔든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속에서는 '십상시'의 한 사람으로 지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