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소통 문제 있는 건 사실 아니냐" 직격탄

"'K, Y'는 황당한 음해…의도적 수첩 노출 누명"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대해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과 유승민 의원을 '정윤회 문건' 파동의 배후로 지목한 일에 대해서는 "황당한 이야기"라며 길게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회견에서 "경제 살리기를 위해 정치의 뒷받침이 절실하다"며 "올해가 경제 살리기의 '골든 타임'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지금 우리는 경제 살리기 외에 다른 곳으로 한눈을 팔 겨를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회견문의 많은 분량을 경제 문제에 할애하면서 초점 자체를 경제에 두었으나,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당청관계와 '수첩' 문제가 주를 이뤘다.

김 대표는 특히 청와대에 대해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게 사실 아니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만 "이것을 (박 대통령) 본인이 해결하겠다고, 적극 소통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기를 저도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3인방' 등의 인적 쇄신에 대해 청와대에 어떤 의견을 전달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당 분위기는 오늘 공개적으로 (회의에서) 얘기했으니 대통령도 보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대통령께서 시스템을 바꿔서라도 소통을 하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고, 저도 지금까지보다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아침회의에서 친박계와 비주류 간에 청와대 신년 회견에 대한 평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데(☞관련기사 : 이재오 vs 이정현 '정면충돌')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회의에서 다양한 의견이 많이 분출되는 것이 새누리당의 힘이고, 민주정당에서 각자 의견을 가감 없이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다른 질문에 대한 답에서도 "당과 청와대는 한 몸이고 공동 운명체다. 당청 간 간극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불편 없이 소통할 만큼 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좀더 밀접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언제든 만나겠다' 하신 만큼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없애겠다"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음 행정관이 자신과 유 의원을 '배후'로 지목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황당한 얘기"라며 "음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음해를 당한 것도 기가 막힌데, 종편 뉴스 등을 보니 '의도적으로 사진 찍히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 막힌다"고 했다.

자신의 수첩 메모에 대해서는 "어느 자리에서 이 얘기를 들었는데 하도 황당한 얘기여서 메모했지만, 너무 황당한 얘기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며 "본회의장에 다른 메모를 찾다가 (사진에) 찍힌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박세일 임명, 당협위원장 문제에선 한 발 물러서…"지는 당대표"

김 대표는 수첩 파동에서 자신과 함께 '배후'로 언급된 유승민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것과 관련, 청와대가 5월 원내대표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려 하는 것 아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론인들 상상이 너무 과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 차기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차기 원내선거와 관련한 언급 자체를 피했다.

당내 계파 갈등의 뇌관이 된 여의도연구소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저는 저 나름대로 절차를 밟았지만, 비록 소수이지만 당 내에서 강한 반대가 있어서 이 문제를 강행하며 당의 평화를 깰 생각이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시간을 갖고 반대하는 분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할 생각"이라며 "당분간 이 문제는 보류할 생각"이라고 했다.

역시 계파 갈등의 소재였던 당협위원장 선출과 관련해서도 그는 "조강특위에서 제 뜻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제 뜻을 강요할 생각이 없다"며 "당 대표가 스타일을 구긴 것 아니냐고 비판받을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는 타협"이라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지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지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방중 도중 보도된 '개헌 봇물' 발언 등 개헌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개헌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장 꺼야 할 발등의 불이 우리 앞에 와 있다"며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5.24 조치 해제 안돼…기업인 가석방, 현재로선 어려운 얘기"

남북관계 등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대북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서는 사견을 전제로 "무조건 해제해서는 안 된다"며 "다만 5.24 조치 안에서도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가능하게 돼 있다.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얻는) 그런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북 전단살포 문제에 대해서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업·안전도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의 적절한 조치는 적극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또 기업인 가석방 문제에 대해 그는 "기업인 가석방이란 단어를 제가 쓴 일이 없다"며 "가석방은 80% 형기를 채워야 한다는 법무부 준칙이 있는 모양인데, 이것을 깨고 할 수 있겠나. 현재로선 어려운 이야기"라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자신의 대권 도전 여부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저는 당 대표의 막중한 책임만으로도 벅차다"며 "당 대표 역할에 충실하는것 외에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여당 대선후보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받고는 "당의 울타리를 활짝 넓게 열어 천하의 영웅호걸을 아무 부담없이 모시겠다"며 "그 대상에서는 누구도 배제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