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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지"…美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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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지"…美 "NO"

젠 사키 美국무부 대변인 "핵실험 언급, 암묵적 위협"

북한이 미국에 대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임시 중단하면 우리도 핵실험을 임시 중지하겠다'고 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핵실험은 어쨌든 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여기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새로운 조건을 억지로 갖다 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단 북한이 이를 구실로 재차 핵실험에 손을 댈 수 있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한 번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제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AFP> 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사키 대변인은 "통상적 훈련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부적절하게 갖다붙이고(inappropriately link) 있는 북한의 성명은 암묵적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사키 대변인은 "핵실험은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규정한 북한의 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우리는 북한에 모든 위협을 중단하고, 긴장을 감소시키며,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요구되는 비핵화를 향한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단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열린 자세이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 수 있고 진정성 있는 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인 10일 오후 보도를 통해 "공화국(북한) 정부의 제안을 담은 메시지가 지난 9일 해당 경로를 통하여 미국 측에 전달됐다"면서 "메시지에서는 미국이 올해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하고, 이 경우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실험을 임시 중지하는 화답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데 대하여 밝혔다"고 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제안을 "조선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중대조치"라고 자평하고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미국과 언제든지 마주앉을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이 해마다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벌려놓고 있는 합동군사연습들이 우리만을 겨냥한 것이라면 우리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용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했다. '우리만을 겨냥한 것이라면'이라는 말에서는,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투사를 크게 신경쓰고 있는 중국의 존재 떠오른다는 평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제안에 대해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이같은 제안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의도가 무엇일지를 놓고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봄철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우리는 대화를 원하는데 한·미 양국이 이를 거부했다'고 국제 여론전의 소재로 활용하려 했을 수 있다.

또 '우리만을 겨냥한 것이라면'이라는 부분에서는 북중 공조를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에서는 북한의 제안을 '핵실험 모라토리엄 암시'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이를 뒤집으면 한미연합훈련을 계속하는 한 자신들도 핵실험을 하겠다는 말이 되는 셈이어서 북한이 자신들의 핵실험의 '명분 쌓기'로 활용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중(☞관련기사 : 김관진 靑안보실장 곧 방중)에 시선이 모인다. 북미관계에서 북한의 대화 제안을 미국이 '일단 약속된 비핵화 행동이 먼저'라며 거부하는 모양새가 된 사이, 한반도 4자의 나머지 둘인 한중 간에 접촉이 이뤄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을 통해 북한의 숨겨진 의도에 대해 비공식적인 설명을 듣거나, 북미 대화가 멈춰선 사이 한중 양자가 이를 견인하는 방안 등에 대해 발전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오는 18~19일 싱가포르에서 이뤄지는 북한과 미국 간의 '1.5트랙' 접촉도 관심의 대상이다. 1.5트랙은 반관반민(半官半民)이라는 뜻이다. 특히 북한 측에서는 이 회동에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이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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