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도 '우리 민족끼리'의 진심을 보여주어야"

중도인사로 구성된 '화해상생마당', 남·북·야당에 동시 제언

남북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각계의 주문과 훈수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도적 시민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화해상생마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화해와 상생 전기로 만들자'는 성명을 통해 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물론 북측에게까지 나름의 제언을 내놓았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선 "차기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초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고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을 향해선 "반대만 해선 되겠나, '열린보수'로 전환하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 당국을 향해선 "대선에 개입할 생각일랑 말고 남쪽의 신뢰부터 얻을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모든 일은 남쪽 형제자매의 신뢰를 얻는 데서 출발"
  
  화해상생마당은 이 성명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 간 경제공동체를 형성, 발전시키면서 평화를 정착시키고 제도화로 나아가는 장기적 과정의 시발점이 되어야 하며 또한 민족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회담이 아니라 역량의 결집과 단합을 가져오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첫째, 임기 종료 5개월을 남겨둔 현정부는 연말의 대통령 선거에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이용할 것이라는 야당과 보수진영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정상회담에서 차기 정부에게 부담을 지우고 차기 정부가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합의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야당과 보수진영의 반발을 유발하거나 국민의 감정을 거스르는 합의는 다수 국민의 지지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의 이해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또한 북의 궁극적 핵폐기는 6자회담의 틀 속에서 타결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은 인정되어야 하지만, 모든 남북교류와 협상도 북의 핵폐기를 설득하고 공존의 조건을 확대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해상생마당은 북측을 향해선 "현재 진행되는 6자회담 및 북미회담 그리고 각종 남북회담에 북측이 나서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국제사회에의 복귀, 그리고 경제파국으로부터의 탈출과 궁극적으로는 체제안정을 도모함일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명심해야 할 사실은 이 모든 일이 남쪽 형제자매들의 신뢰와 지원을 얻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끼리'의 진심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야당과 보수진영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현 정부가 정상회담을 올 대통령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반대만 일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열린 보수적 자세와 호전적 대결 자세는 다르다. 시대의 흐름에 눈감았다가 북핵 폐기와 평화 진전의 기회를 잃게 만드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보수진영이 집권하더라도 남북정상회담은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때, 야당과 보수진영은 열린 보수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우르는 리더쉽이 절실하다"
  
  화해상생마당은 끝으로 "정파의 좌우, 지역의 동서, 세대의 노소, 계층의 노사를 가릴 것 없이 우리민족에게 찾아온 이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민족의 미래를 내다보고 책임있는 말과 행동으로 남북 동포를 함께 아우르는 리더쉽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원 34명 연명으로 발표된 이 성명에 대해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극단적 목소리들만 난무하는 모습이 우려됐다"면서 "중도적 입장에서 남, 북, 야당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제언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성명에 참여한 인사 가운데 신경림 시인은 문화계 특별수행원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