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가 주최한 출산장려 포스터대회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상으로 선정된 "하나는 부족합니다"라는 포스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생산성본부는 논란이 된 포스터의 수상을 취소하겠다고 9일 밝혔다.
"외둥이 낳고 키울수밖에 없는 현실은 생각도 않고 외둥이 비하에 상을 주다니"
문제의 포스터 공모전은 지난해 5월 진행된 것이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디자인 역량과 창의력 제고를 위해 국가적 당면 과제인 저출산을 주제로" GTQ(그래픽기술자격)포스터 공모전을 개최했었다.
그런데 이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하나는 부족합니다"라는 작품이 뒤늦게 문제가 됐다. 문제의 작품은 '하나는 부족합니다'라는 글귀 아래 입사귀가 하나인 새싹과 두 개인 새싹을 비교해 대비시켜 놓았다. 그런데 입사귀가 하나인 새싹은 흑백 바탕에 누렇게 시든 모습이고, 잎사귀가 두 개인 새싹은 싱싱한 푸른 색이다.
더욱이 이 포스터에는 이런 문구도 있다.
"외동아에게는 형제가 없기 때문에 사회성이나 인간적 발달이 느리고 가정에서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이루어 보았으므로 자기 중심적이 되기 쉽습니다."
이는 외동아에 대한 비하이며, 편견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포스터는 한 네티즌이 다음 아고라 등 포털 사이트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알려졌다.
이 네티즌은 "출산을 장려하고 더 많은 아이를 낳자는 건 좋지만 아이의 사회성과 발달은 양육자의 태도에 따른 거라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저 포스터를 만든 사람도, 그걸 후원해 상금을 준 교육부 등도 어이가 없다"며 "외동아를 키울 수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외동아를 비하하는 이 포스터가 학교나 병원 등등 여기저기 게시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이 작품을 금상으로 선정하며 70만 원의 상금도 지급했다. 또 다른 수상작과 함께 지난해 8월 11일부터 사흘간 경복궁 제2 전시관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논란이 되자 해당 작품의 수상을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사과문을 통해 "수상작 선정에 있어 정성이 부족하고 '한 자녀' 가정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평가를 진행했던 선정위원회 심의 등 관계절차를 거쳐 수상의 취소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공모전은 교육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후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