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해외 자원외교 국정조사 대상을 이명박 정부 시기 사업에 한정 짓지 않기로 8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집중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 비호를 위한 '물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번 자원외교 국정조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및 그의 측근이 벌인 '자원외교'와 그에 따른 천문학적 국부 유출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야당이 요구한 것이었다.
십수년 해외 자원개발을 100일 국정조사에서
자원외교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이 같은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국조 범위를 이명박 정부로 국한해야 한다는 야당 주장이 반영되지 않은 합의 결과다.
조사 기간 역시 새누리당의 입장이 받아들여져 여야 지도부가 국정조사 요구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00일 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 역시 야당은 국정조사 '계획서'가 본회의를 통과하는 오는 12일부터 100일로 실시하자고 주장해 왔었다.
여야는 다만 필요한 경우 양당이 다시 합의해 25일을 추가 진행하기로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증인 채택 가능성 얼마나?
또 다른 핵심 쟁점이었던 증인 선정 문제에 대해선 양당 간사는 이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정을 미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사업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선 야당은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통령은 증인으로 부르지 않을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권 의원은 "업무를 담당한 정부 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그를 통해 사안을 파헤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누구나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5일에 걸쳐 진행될 산업부 등의 기관보고 자리에서 여야는 증인 채택 문제로 다시 충돌할 수밖에 없게 됐다.
권성동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살아있으니 불러야 한단 건 정치공세"
이처럼 자원외교 국조와 관련한 핵심 쟁점들에 사실상 새누리당 의견이 전부 관철되자 홍 의원은 합의 당사자이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새누리당이 아예 국정조사를 하지 않으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무작정 늦춰서 국조를 무산시킬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합의했다"면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양당 특위 간사는 합의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도중에도 재차 언쟁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홍 의원이 이 전 대통령의 실책을 보이는 "명확한 증거가 있는데도 증인 합의를 못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권 의원은 "해외 자원 개발은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화했다. 그런데 돌아가신 분을 어떻게 (국정조사에) 부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살아있으니 불러야겠다는 건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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