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공공의료 죽이는 '공공기관 정상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공공의료 죽이는 '공공기관 정상화'?"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 단체협약 해지 중단해야"

정부가 올해부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국립대병원에도 적용하면서 노사 관계가 파국 직전으로 내몰렸다. 공공의료를 실현해야 할 국립대병원이 정부 지침에 따라 수익 창출에만 매달리게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는 7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수익성을 잣대로 내세우면서 병원 운영과 노사관계에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있다"며 "정부는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과 단체협약 해지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사실상 취업규칙 변경 종용"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전 직원들에게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은 성과급제 도입, 야간·초과근무 수당 삭감, 퇴직수당 폐지, 휴가 축소 등 전반적인 근로조건 후퇴와 인건비 절감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정희 의료연대 서울지부장은 "교육부에서 '방만 경영'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국립대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이겠다고 했다"며 "정부가 요구한 임금 동결, 인력 충원 금지, 복리후생 축소·폐지 등이 현실화되면, 의료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퇴근한 사람 다시 불러서 서명 종용"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이하 서울대병원 노조)는 "서울대병원 노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오는 11월 8일까지이지만, 병원 당국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파기하고 취업규칙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심지어 강제로 서명을 받기 위해 온갖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측은 야간 근무자를 아침에 붙잡아 서명할 때까지 퇴근을 시키지 않거나, 퇴근한 직원들을 다시 병원으로 불러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 비정규직 직원들을 따로 모아 '계약 연장'을 볼모로 서명을 종용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취업규칙 변경 동의 과정에서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 있다면, 그렇게 변경된 취업규칙은 무효다. 이에 서울대병원 노조는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경북대병원, 정부 압력 때문에 노조 요구 수용 불가?"

경북대병원 또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발표 이후 노사 갈등이 심해졌다.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이하 경북대병원 노조)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가짜 정상화 저지, 필수인력 충원, 진짜 방만 경영인 제3병원 건립 반대' 등을 내걸며 파업에 돌입했고, 현재는 노조 간부들을 중심으로 지명 파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경북대병원 측은 '교육부의 압력 때문에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노조는 전했다. 대신 경북대병원 측은 직원들에게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 서명을 종용하고, 지난해 12월 30일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의료연대는 "전면 파업이 끝난 지 7일이 되어도 경북대병원은 직원의 정상근무를 장려하기는커녕 근무를 못하게 막고 있다"며 "병동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강제 휴가 보내고, 수술대기 환자를 입원시키지 않는 등 비상식적인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북대병원 노사관계에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깊이 관여했다는 것이 경북대병원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교육부와 기재부가 직원 복지를 축소하지 않으면, 예정된 공공병원 신규 인력 확충, 임금 인상, 노후장비 교체를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의료 민영화 반대 앞장선 노조 무력화"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기재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한마디로 돈을 더 벌라는 것"이라며 "돈을 더 벌라는 지침을 공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대학 병원에 들이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 우 정책위원장은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단체협약을 취업규칙 변경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며 "박근혜 정부가 의료 민영화 반대에 앞장섰던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