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비판 마땅하나 종북몰이는 나쁜 일"

문희상 "朴 대통령, 전면적인 국정쇄신해야"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박근혜 정부의 지난 2년은 꿈과 희망이 사라진 '상실의 2년'이었다"면서 "전면적인 국정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출범 100일을 맞아 연 기자 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는 온데간데없고 복지는 지방정부와 국민에게 떠넘겨졌다. 몇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으로 국정 운영 공적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됐다. 위기 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고 짚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가 출범 이후 "당의 재건과 안정화, 혁신 실천, 야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매진"했다고 자평한 후 "이제 남겨진 책무는 공정한 전당대회 준비로 '통합과 혁신의 새로운 리더십'을 선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 창당 환영하나 탈당은 구당이 아니다"

최근 당 밖에서 종교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진보 정당' 창당 흐름이 이는 데 대해선 "정당 창당의 자유를 주장하고 권력에 의한 어느 당의 해산을 우려했던 한 사람으로서 신당 창당을 환영해 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 및 신당으로의 합류에 대한 의견을 묻자 "탈당은 구당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정당이 성공하려면 시대 정신과 그에 걸맞은 대의 명분과 국민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데 확신이 없다"면서 "다른 분도 아니고 당 대표, 대선 후보를 지낸 상임고문으로, 당의 어려움에 상당한 책임이 주어지는 자리에 계신 분이다. 탈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서 당을 좀 살려달라. 구당해 달라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도 했다. 

"국가보안법, 없어도 좋을 법"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결정으로 다시 도마에 오른 '국가보안법'에 대해선 "없어도 좋을 법"이라고 평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어쩔 수 없이 생긴 법"이라면서 "있는 한 지켜야 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나, 여야가 합의해 중요한 대목을 고쳤다면 양산된 사범도 없었을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종북 자체는 비판 받아야 마땅하나 종북몰이도 그만한 정도로 나쁜 일"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종북몰이에 악용되고 공안통치 수단으로 변질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당의 정체성에 대해선 "중도·개혁 노선"이라면서 "우리당 정체성은 분명하고 확실하다. 토를 달고 의미 부여하면 안 된다. 중도·개혁 노선이 변함없는 우리 당의 정체성이다"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헌법상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그러면서도 노동자·농민·도시 서민·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