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내부에서는 정 의원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 대변인인 박수현 의원은 29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당 내에서는 그렇게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정 고문께서 현명하게 잘 판단하시리라 믿는다.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 후보까지 지내신 분 아니겠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진보정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인정하지만, 꼭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정 고문께서 진보정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탈당까지 하셔야 되겠느냐는 생각"이라며 "이건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했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홍영표 의원도 같은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얼마 전까지는 당 대표 출마설이 있었는데, 갑자기 탈당 이야기까지 나오니까 이게 또 어떤 배경이 있는가 많은 동료 의원들은 굉장히 의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당 내에서 동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 당이 가장 어려운 상황을 1~2년 동안 지나왔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을 재정비하고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했다. 홍 의원은 정 고문의 탈당 이유에 대해 "다른 어떤 정치적인 배경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짐작할 수 밖에 없다"고 에둘러 비난했다.
정 고문은 지난 27일 지지자 200명과 토론회를 갖고 자신의 거취를 숙의한 결과 새 진보정당 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 정동영 "국민 눈물 닦아주는 길로"…탈당 곧 결정) 그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상 일이란 게 끝까지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남아있는 기득권이 있다면 모든 걸 내려놓고 밀알과 밑거름이 되겠다. 지인들과 원로 등과 상의해 연말연초에 (최종적으로) 정하겠다"고 탈당 결심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 고문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제 각오를 말한 것"이라며 "아직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다. '105인 선언'은 제3신당 건설을 촉구하는 것이지 아직 뭐가 출현한 단계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정 고문은 차후 행보에 대해 "독단적으로 결정하기에는 저를 그동안 아껴주고 함께해 온 동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충분히 (의견을) 좀 더 듣는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105인 선언'의 핵심은 야당을 교체하라는 얘기"라며 "노동을 외면한 지금의 야당은 정상이 아니고 그래서 대안을 원하는 지지자들의 요구는 폭발 직전"이라고 했다. 경남 창원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총선은 아직 먼 얘기"라며 "그런 말씀을 하시기에 기분 나쁘지는 않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본 일은 없다"고 했다.
그는 "선언을 주도한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영국에서는 19세기 보수당·자유당 양대 정당이었다가 자유당이 몰락하고 노동당이 나오면서 보수당·노동당 양당 체제로 전환했는데, 자유당의 몰락은 자유당의 우경화 때문'이라고 했다"며 "한국도 새정치연합의 보수파는 보수로 가고 진보파는 진보로 가서 영국 자유당처럼 점차 사라져야 한다는 김 교수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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