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은 27일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을 가는 데 있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밀알과 밑거름이 되겠다"며 탈당 후 신당 창당 그룹에 합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시사했다.
정 고문은 이날 서울 영등포역 대회의실에서 전국의 지지자 200여 명과 송년 모임을 겸한 토론회를 열어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정 고문은 각계 진보 인사 100여 명으로 구성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약칭 국민모임)이 추진하는 신당 창당 작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왔다.
이날 모임에서 대다수의 지지자들은 "국민모임 105인의 성명이 시대의 요청이고 국민의 외침이다. 이를 따르는 게 정 고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맞다"라며 정 고문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규식 전 민주당 의원은 모임을 마친 뒤 "오늘 모임은 정 고문이 최종 결심을 하는 자리가 아니고 지지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면서 "지지자 의견을 들었으니 앞으로 사회 각계의 원로들의 말씀을 좀 더 들어본 뒤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다음 주 당내 인사는 물론 각계각층의 원로와 두루 만나며 조언을 구한 뒤 내년 초 탈당과 국민모임 합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고문이 탈당해 신당 추진 세력에 힘을 보탤 경우 계파 간 대결 구도로 펼쳐지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국면과 맞물려 추가 탈당을 촉발해 야권 지형의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오찬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중에서 한 명도 안 따라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 고문이 탈당하더라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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