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행복을 나누는 축제가 아니다. 고통 받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예수를 되새기는 날이다”
성탄절을 맞아 강우일 주교(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가 강조한 말은 세상의 어두운 곳에는 언제나 예수가 있음에 우리 모두 고통 받는 사람들을 잊지 말라는 당부였다.
강 주교가 언급한 고통 받는 사람들이란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라 힘들어 하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다.
성탄 전날인 24일 오후 10시 제주중앙성당에서 열린 ‘예수성탄대축일 전야 미사’에서 강 주교는 강론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강 주교는 예수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 말하며 강론을 시작했다.
이어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빛을 갈구한다. 어둠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주님은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빛을 비추러 세상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주님은 한밤중에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힘쓰는 대리기사, 택배 운전수 등과 함께 달리고 있으며, 뚜렷한 주거지 없이 공원과 지하도에서 노숙하는 노숙자 곁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성난 겨울파도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어부 곁에서도 그물을 같이 잡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주교는 직접적으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예수가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주님은 집단 해고당한 노동자들 곁에도 있다. 그들과 함께 70m 굴뚝 위에서 살을 파고드는 고통을 견디며 복지를 위해 노동자들과 함께 농성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통합진보당 해산도 언급했다. 억압의 광풍이 휘몰아친다고 표현하며 안타까워했다.
강 주교는 “헌법을 수호하는 자들에게 정당 해산 판결을 받고 시대를 통탄하며 절망의 골짜기를 걷는 사람들 곁에서 주님은 묵묵히 같이 걷고 있다”며 “주님은 이들 모두에게 ‘행복하라’고 위로해준다”고 역설했다.
이어 강 주교는 “성탄절을 행복을 나누는 축제가 아니다. 가장 힘들고 고통받는 주님을 되새기는 날이다. 우리 모두 낮은 곳(고통 받는 사람들)을 잊지말아야 한다. 모든 가정에 주님의 사랑이 넘쳐흐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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