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빅3' 전대 출마에 "염려스럽다"

"전당대회 이후 화합하고 통합하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충돌하면…"

야권의 잠룡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대표를 뽑는 2.8 전당대회 관련 언급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대선의 야권 단일후보 문재인 의원이 포함된 이른바 '빅3'의 출마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평을 내놨다는 것.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빅3'로 불리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와 가까운 박수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3명을 다 만났는지 한두 명을 만났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안 지사가 당시 '빅3'에게 "전당대회 이후 화합하고 통합하는 모습이 당에 기대되는 것 아니냐. 그런데 (당권을 놓고) 크게 충돌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런 부분이 염려스럽다고 여러 사람이 이야기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날 <한겨레>는 안 지사가 당시 세 사람에게 "세 분이 당권을 두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의 화합과 역동성 회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의 말을 했다고 보도하며 이를 불출마 촉구로 해석했다. 박 의원이 전한 말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다.

다만 박 의원은 안 지사의 말이 '불출마 촉구'는 결코 아니라며 "상식적으로 그건 아니다. 안 지사가 전당대회 관련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착화된 구도는 안 된다. 역동성 있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는 것은 평소 안 지사가 사석에서도 하는 이야기라는 말이다.

박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빅3 불출마 촉구 서명에 이름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평소에 안 지사도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며 "(안 지사가) 제가 지금 말씀드린 그런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앞부분에서 "소위 빅3라고 불리는, 국민들께서 많이 봐 오신 정치인들만의 전당대회를 지양하고 다양성이 확보된 전당대회를 해야 된다는 차원에서 서명을 했다"고 했었다.

일각에선 안 지사 측의 전당대회 관련 행보를 문재인 의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친노계 내부의 신구(新舊)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다. 논란이 일자 안 지사는 트위터에 "저는 어떤 입장도 말한 바가 없다"며 "오보일 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이 강조한 것처럼 '빅3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한 적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