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이명박 겨냥해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서귀포 혁신도시 기공식에서도 맹공 이어져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혁신도시 기공식에 참석해 "균형발전정책이 국가의 정의로운 목표로 뿌리내려 어떤 정부도 이를 흔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균형발전 정책은 위축될 수도 있고 심하면 되돌아 갈 수도 있다"면서 "혁신도시 기공식을 서두르는 이유는 제 임기 안에 첫 삽을 뜨고 말뚝을 박고 대못을 박아두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도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명박 겨냥해 "지방세로 바꿔버리겠다는 사람도 있다"
  
  노 대통령은 "종부세로 인해 지방이 엄청나게 혜택을 받고 있는데 이 정책을 폐기하는 사람도 있고 지방세로 바꿔버리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모르죠. 언론도 모르고 국민도 모르고 그냥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면서 "근래 정부에서 강력하게 항의하고 지적하니까 다시 정책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불안하지 않을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한나라당 후보 경선 당시 이 후보는 종부세의 지방세 전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가 거둬들인 바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가 집권하면 균형발전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노 대통령은 "제가 균형발전 정책을 더 이상 지킬 수 없다. 여러분이 지켜야 한다"면서 "균형발전을 추진하는 시민조직이 만들어지고 추진력을 키워서 정책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 대통령은 "지방의 시민조직, 지방의 지도자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면서 "여든 야든 지역에서 같이 협력하고 토론해서 각기 자기 정당에서 균형발전정책을 훼손시키지 못하게 지키는 것은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전에 배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가며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은 "많이들 지루하시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문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내신반영비율이나 종합부동산세 같은 문제도 결국은 균형발전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내신반영비율을 낮추면 외고와 수도권 학생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종부세가 지방세로 전환되어 걷은 곳에서 세금을 쓰게 되면 상대적으로 종부세 수입이 적은 지방이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 대통령의 설명이다.
  
  124개 혁신도시 사업 스타트
  
  한편 이날 행사에는 노 대통령을 비롯해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제주 지역구 출신의 강창일 의원, 김우남 의원, 김재윤 의원,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기공식을 갖는 서귀포혁신도시는 개발 면적 115만939㎡으로, 1800가구를 지어 모두 5000여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순밀도 201인/㏊, 총밀도는 44인/㏊로, 국제교류연수도시로 개발된다.
  
  대한주택공사가 시행하는 서귀포혁신도시에는 오는 2012년까지 용지보상금 1763억원을 포함, 총 346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또한 서귀포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한국국제교류제단, 재외동포재단, 건설교통인재개발원, 국세공무원교육원,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국세청기술연구소, 국세종합상담센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기상연구소 등 9개다.
  
  건교부는 이번 서귀포혁신도시 기공식에 따라 모두 124개 공공기관이 이전할 예정인 전체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