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한나라당 공격 가속화…국면전환용?

"남북정상회담 모략하다가 달랑 편승하려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관련 경제인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남북정상회담을) 그렇게 폄하하고 모략했다가 지금 어렵게 조성된 남북정상회담, 남북 화해 무대에 달랑 승차권 한 장 들고 편승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김정섭 부대변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미래에 대한 예측력은 지도자의 자질 중 첫 번째"라면서 "지금 당장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더라도 조류를 정확히 보고 끌고 가야 하는 것이 지도자이다. 필요에 따라,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꿔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오전ㆍ오후 연달아 한나라당 맹공
  
  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같은 논리로 이 후보와 한나라당을 비판했었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보고와 제언을 들은 후 노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경제적 측면의 고려 위에, 평화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면서 "따라서 '평화가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합의와 제도적 보장을 마련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참여정부가 멀리 보고 결정을 내렸던 남북경협을 놓고 일각에서 '친북 좌파' '퍼주기' '2중대'라고 매도했었기 때문에, 투자하는 쪽이나 여는 쪽이나 모두 쉽지 않았다"며 한나라당, 보수 언론 등에 포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그렇게 폄하하고 모략하다가 달랑 승차권 한 장 들고 편승하려고 한다"면서 "이제 없어져야 할 유치한 정치행태다. 아무런 반성도 없다"고 직공했다.
  
  그는 '통찰력있는 지도자론'을 펼치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여우와 두루미의 일화가 있는데, 그동안 일각에서는 '여우가 왜 두루미를 생각하느냐'는 식으로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면서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루미처럼 사고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고 따라서 문제가 풀린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북측 입장에서 사고를 해야 남북문제 해결이 쉬워진다는 이야기다. 노 대통령은 "상대의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희망과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대화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북핵문제만 너무 강조하는 것은 가서 싸우고 오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고 말했었다.
  
  조석래 회장은 무슨 표정 지었을까?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참석했다. 조 회장은 지난 7월 전경련 행사에서 "옛날 일을 자꾸 들춰내면 사실 답이 없다. 그런 식으로 다 들추면 국민 중에 제대로 된 사람은 없다"고 검증 무용론을 펼친 바 있다.
  
  조 회장은 당시 '경제대통령론'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검증공방에 대해 외국인들은 '무리다, 그런 깨끗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런 사람이 행정을 제대로 하겠느냐'라는 말들을 한다. 이것도 우리는 졸업할 때가 됐다"고 말해 사돈인 이명박 후보를 노골적으로 편든다고 빈축을 샀었다.
  
  이후 당시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서 "정치적 외풍으로 부터 경제를 보호해야할 전경련 회장께서 정치를 경제에 끌어들였다"면서 "전경련 회장께서 시대착오적인 정치적 주장을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었다.
  
  조 회장을 향해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쓰면 안된다"고 지적했었다.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듣고 조 회장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