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동성애자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항의하며 농성을 시작한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행동 및 무지개 농성단(무지개행동)''이 11일 농성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6일째되는 날이었다.
전날 있었던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이 직접 계기가 됐다. 비록 현 사태의 출발점이었던 서울시민인권헌장에 대한 서울시의 '선포 불가' 입장은 바뀌지 않았으나, 박 시장이 지난 1일 발언 등에 대해 사과하고 지속적인 대화 통로를 약속한 점이 농성 마무리의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무지개행동에 따르면, 10일 저녁 면담에서 박원순 시장은 "여러분이 입은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어떤 표현을 요구하더라도 제가 하겠다"고 말했다.
무지개행동은 또 박 시장이 "이 자리는 여러분들이 겪었던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고 제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자리"라고 말했으며 "어떤 오해나 발언에도 불구하고, 어떤 시민도 차별이나 불이익을 당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제가 여러분들이 겪은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을 실무적으로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지개행동은 "이와 같은 발언은 그간의 농성 과정을 통해 이끌어 낸 중요한 성과이며 향후 이 발언에 대해 서울시는 책임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지개행동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날 오전 무지개행동 측과 추가 면담을 통해 "성소수자인권단체와 만나 논의하고 계획을 세우기로 약속"했다.
무지개행동은 "서울시는 이 약속을 지켜 앞으로 성소수자 인권 보장과 혐오 방지 대책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며 "또 다시는 선출된 공직자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 원칙을 깨지 않는 시금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지개행동은 이날 저녁 촛불 문화제를 마지막으로 서울시청 점거 농성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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